유엔 국제법위원회 작업주제 선정방식에 관한 소고

Abstract

1948년 유엔총회의 부속기관으로 창설되어 1949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해온 유엔 국제법위원회(ILC)는 지금까지 약 40개 이상의 주제에 대한 최종결과물을 조약 또는 권고 형식으로 채택하였다. 이 글은 ILC가 어떤 방식과 절차를 통하여 자신의 연구주제를 개발하고 결정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우선 작업주제 선정과 관련된 규정 및 기관들을 살펴본 연후에 작업주제 선정방식 및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하였다. ILC의 초창기에 비해 ILC 위원들 스스로에 의해 주제발굴이 이루어지는 비율이 높아졌으며, ILC 내부적으로도 기획위원회, 장기계획 WG 및 선정기준을 둠으로써 주제선정을 위한 객관적이며 투명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가 국제법 교과서에서 보는 ILC 작업주제는 우선 ILC의 내부기관인 장기계획 WG의 검토과정을 거쳐 전체회의에서 장기작업계획 목록에 올려진 후, 그를 유엔총회 제6위원회에 보고하여 회원국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ILC의 관련 내부기관과 전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작업주제로 선정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 있다. ILC가 그 동안 행해온 주제 선정의 방향과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순수한 학문적 성격보다는 유엔 회원국의 실질적 요청에 응하는 주제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ILC와 유엔총회 산하 제6위원회와의 긴밀한 관계유지는 그만큼 ILC가 채택하려는 주제가 순수한 학문적 성격만이 아닌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종의 정책적 방향성 역시 갖도록 해준다 할 것이다. 둘째, ILC는 국제관계에서의 무력사용(jus ad bellum)과 관련된 문제들, 가령 자위권이나 무력복구 또는 인도적 간섭 등을 직접적인 주제로 채택한 예는 없었다. 셋째 국제법학회(IDI), 국제법협회(ILA) 등 여타 국제법 관련 유명 학술단체의 주제선정 경향과 비교해 보았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넷째, 특별보고자의 선정 및 배출 경향은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지만 아직까지 서유럽권 쪽에 편중되고 있다. 결국 ILC가 그의 주제 개발과정에 있어 겪는 시행착오와 어려움은 분명히 있지만, 향후 이를 극복하고 계속 국제법 발전에 큰 기여를 하리라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