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문화의 맥락적 이해: 캐나다 사례와의 비교

Abstract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지만, ‘다문화’의 개념에 대해 연구자들 사이에 혼란이 적지 않다. 한국은 서구에서 먼저 논의되기 시작한 추상적인 개념을 채택해 사용하다 보니 그에 대한 오해와 혼란이 가중돼 있다. 이 논문은 서구 국가들 가운데서도 가장 바람직한 다문화 모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캐나다의 사례를 한국과 비판적으로 비교·검토하며, 다문화에 관한 양국의 개념적 차이와 특징을 밝혀내고, 그것이 사용되는 사회적, 역사적 맥락의 특수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런 비교 연구를 통해 한국의 다문화 상황을 한국적 맥락에서 이해하기를 시도하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는 캐나다에는 민족 정체성을 가진 소수민족의 존재라는 ‘다문화 현실’과 정부 정책에 의해 지향적으로 추진되는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사회통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다문화 정책’이 모두 존재하는 반면, 한국은 캐나다에서 나타나는 식의 다문화 현실과 공식적인 다문화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힌다. 또 한국 정부에 의해 결혼이주자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 역시 캐나다의 것과는 전혀 다른 개념과 맥락 속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