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새로운 사회기반시설, 인터넷에 관한 질서정립의 과제

Abstract

‘망 중립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위 문제들이 인터넷이 핵심적 사회기반서비스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서 그 공급과 이용을 둘러싼 새로운 질서의 정립이 요구되는 중에 제기된 문제들 중 하나이다.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는 망 중립성 문제는 특히 ‘유한한 자원을 이용하는 자들의 이용질서’와 ‘사회기반서비스의 조달비용의 분담질서’의 문제와 연결되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이용질서라는 측면에서, 소수의 대량이용자(heavy-user)가 트래픽을 과도하게 발생시켜서 동일한 요금을 낸 다른 이용자들의 원활한 망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므로, 이에 대해 특별히 트래픽제어를 허용하는 경우 이는 이용자에 대해 일종의 행위규제를 하는 것이며, 만약 정액제가 아니라 종량제를 도입한다면 이는 경제적 방식으로 행위에 대한 간접규제를 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용질서는 기본적으로 망사업자와 당해 대량이용자간의 이용계약으로 해결되어야 하지만, 통신서비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이용자에 대한 차별없는 역무 제공이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회기반시설을 이용하는 자들 상호간의 이용질서를 정립하는 차원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그 법적 허용성을 확인해 주고, 허용되는 범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비용분담의 질서라는 측면에서, 민영화와 자유화 조치는 사회기반시설의 제공과 운영의 비용조달을 1차적으로 민간기업의 경영적 판단에 맡긴 것이나, 그 공공성 확보를 위한 규제가 일반적인 서비스시장의 가격제도와 함께 비용분담의 질서를 형성해 왔다. 따라서 트래픽용량의 증가로 망고도화를 위한 투자필요성이 높아지고, 동시에 기술과 서비스의 변화로 인해 망사업자들의 기존의 수익모델의 기반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점은 새로운 비용분담질서의 출현이 요청되는 시점일 수 있다. 예컨대, 음성, 데이터 등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되어 인터넷으로 일원화되어 제공될 수 있다면, 더 이상 서비스별 요금제가 아니라 트래픽용량에 따른 요금제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제공의 방식과 내용이 질적으로 변화한 경우 이에 걸맞는 비용분담의 질서를 새로이 구축하는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