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의 저가발행을 통한 경영권 승계의 배임성

Abstract

대법원은 주주들이 실권한 전환사채를 제3자(그룹회장의 자식)에게 액면가보다는 높지만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발행하는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이는일단 주주들에게 전환사채를 배정하였다면 실권한 전환사채를 같은 조건으로 제3자에게 배정할수 있다는 상법해석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배임죄의 성립여부는 상법해석에 종속되어 결정되지않는다. 형법은 사회적 통합에 중요한 행위규범들을 독자적인 원리에 의해 형성하고 관리한다. 전환사채의 제3자 저가발행은 재벌그룹오너의 경영권을 그 자식에게 변칙적으로 승계시키는중대한 도덕적 결함을 갖고 있다. 배임죄의 전통적인 해석론은 이런 결함을 메우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즉, 이사들이 실권한 전환사채를 시가로 제3자에게 발행하여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의 규모를 크게 만들어야 할 의무(적극적인 재산관리의무)가 있다는 점은 형법상 배임죄 규정의해석을 통하여 인정될 수 있다. 이 의무를 위배할 경우에 회사는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실권한 전환사채를 제3자에게 저가로 발행하는 행위는 배임죄에 해당한다. 다만 그러한사실을 알았지만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률자문을 토대로 그런 행위를 묵인한 그룹회장은법률의 착오를 주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