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담텍스트의 내면적 구조 분석; 러시아 민담을 관찰 자료로

Abstract

민담에서 그려지는 세계와 우리의 현실(의식) 및 무의식의 세계는 상통하는 바가 있다. 굳이 프로이드의 주장과 그의 실험들을 확인해보지 않아도 우리 모두의 개인 체험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민담에서 그려지는 초현실적 세계와 우리의 무의식에서 작동되는 꿈의 세계는 매우 흡사하며 꿈은 우리에게 내재되어 억제되어 있는 것들의 분출의 창구로 설명되어 지기도 한다. 프로이드와 융의 이론에 의지하여 위에서 논의한 인간의 마음의 구조는 왜 민담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주인공이 한 여성 혹은 한 남성을 구하거나 도와주어 결혼하는 것으로 끝을 내는 가하는 의문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제시 하였다. 인간의 무의식에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의 무의식을 깨우치고 그것을 의식화하게 함으로 자신에게 잠재된 것들을 모두 발휘하여 궁극적으로 의식된 전일의 존재가 되게끔 하는 원동력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 때 자아(Ego)가 이 원동력에 의해 무의식을 의식화하여 자기(Selbst) 즉,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결합이라는 목적에 도달하게 되는 염원을 가지게 되고, 이 과정을 우리는 자기실현의 과정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과정들이 민담에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민담 텍스트에는 이러한 자기실현의 과정 중에 수많은 사건들을 배치하였고, 각 사건을 극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바람직한 인간상에 필요한 덕목들을 적절하게 배치시켜 놓았다. 결국 민담에는 우리의 염원인 자기실현과 여러 덕목들이 강조되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민담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 인들은 인생의 염원으로 1) 자기실현을 과제로 설정하였고, 필요한 덕목들로 2) 착함, 겸손, 지혜, 용기, 성실, 끈기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범 인간적일 수 있고 그래서 집단적 무의식에 내재된 원초적 인간성일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민담의 상당 부분이 이와 같은 구조와 내용으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음은 러시아 민담만의 특징이라 볼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가시적인 방법론을 제안하였다는 것도 본 논문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서론에서 언급한 세 가지 과제 중 마지막 무의식의 영역에 내재해 있는 실재에 대한 연구는 본 논문에서는 미흡하게 처리되었다. 이러한 실재들은 심상에 대한 상징적인 매개들로 이해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선 다양한 기호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다 충실한 연구는 다음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