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심사에서의 효율성 효과 판단: 방법론과 정책적 함의

Abstract

기업들은 기업결합으로 생산설비를 통합하고 생산 공정을 합리화하여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상호 보완적인 노하우를 통합하여 새로운 제품이나 생산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생산, 구매, 운송 및 물류를 통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향상된 효율성은 가격 인하, 품질 개선, 신제품 개발 등을 가능하게 하여 결합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경쟁을 촉진시킨다. 미국과 EU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들의 기업결합심사기준은 기업결합으로 실현되는 효율성 효과와 소비자 후생 증대 가능성을 인정하고,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의 폐해보다 큰 경우 해당 기업결합을 예외적으로 승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결합심사기준 역시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의 폐해보다 큰 경우 해당 기업결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심사에서 결합회사의 효율성 항변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결합회사가 주장하는 효율성 증대효과가 기업결합의 특유성으로 인정하기에 무리가 있거나, 자료가 부정확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산정한 것으로 대부분 객관적인 계량이 곤란하여 증명가능(cognizable)하지 않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에 따른 것이다. 또한 경쟁제한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의 폐해보다 크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결합회사들이 주장하는 효율성 증대효과를 기업결합의 예외인정사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결합심사기준은 생산․판매․연구개발 등에서의 효율성 증대 또는 국민경제전체에서의 효율성 증대를 인정하여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이윤을 포함한 전체 사회후생을 비교형량의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소비자 잉여를 판단기준으로 하는 미국이나 EU의 기준과 차이가 있다. 그리고 고용증대, 지방경제 발전, 전후방연관산업의 발전,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환경오염 개선 등 경쟁정책과 무관한 목표들도 효율성 효과에 포함되어 관련시장 밖에서 발생한 효율성 효과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이나 EU의 기준과 차이가 있다. 또한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당해 기업결합 외의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어야 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것이 명백하여야 하며, 단순한 예상 또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그 발생이 거의 확실한 정도임이 입증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기업결합 특유성 요건, 확인가능성 요건, 효율성 효과 실현 시점 등의 요건을 명시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EU에 비해 판단기준이 구체적이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