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능의 합리화 방안

Abstract

민주국가에서 의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의회의 기능은 국가에 따라, 시대에 따라 커다란 변화를 겪어 왔다. 한편으로는 어떤 정부형태를 취했는지에 따라 의회의 헌법상 지위와 권한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행정국가화 경향의 전개에 따라 의회의 실질적 의미와 비중이 약화되는 현상이 범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국회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제 정부형태 하에서 국회가 어떠한 위치 내지 위상을 인정받고 있으며, 어떠한 권한을 부여받고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함과 동시에, 행정국가화 경향에 따른 의회의 기능 저하에 대하여 어떻게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숙고하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국회 기능의 합리화’란 ‘국회 기능의 강화’와 구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국회의 인력과 조직, 권한 등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그 방법론 또한 -다른 국가기관과의 마찰을 최소화시키는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단순하다. 반면에 국회의 기능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어느 분야에서 어떠한 기능을 어느 수준으로 수행하는 것이 최적인지에 대한 기준이 먼저 정립되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때로는 기능의 강화를 통해, 때로는 불필요한 기능의 축소조정을 통해 기능의 합리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의회가 갖는 특별한 의미와 비중을 고려할 때, 국회 기능의 합리화는 비단 국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조직 전체의 합리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회 기능의 합리화가 곧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강조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의회의 기능 강화 내지 활성화가 자칫 국민의 신뢰를 깨뜨리는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회 기능의 합리화에 있어서도 기능의 강화 내지 활성화가 결코 자기목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국회 기능의 합리화, 나아가 모든 국가기능의 합리화는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며, 목적에 충실한 수단이 될 때, 그 정당성 또한 확실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