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 최명길의 문학과 사상에 관하여

Abstract

지천(遲川) 최명길(崔鳴吉, 1586-1647)은 인조반정에 의한 서인 정권의 성립 이후 17세기 초반 국내외 정치적 현안을 처리하는 데 깊이 간여하였다. 이른바 주화와 관련해서는 ‘조선의 신하는 조선의 사직과 백성을 우선 위하여야 한다.’는 주체적 사상을 난국 타개의 제1 원리로 삼았으므로, 그의 강화 주장에서는 주체적·민족주의적 의식을 엿볼 수가 있다. 그리고 병자호란 직후 권귀의 탐학을 억제하고, 심양 피로인들의 쇄환과 관련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심양에 있을 때는 소현세자의 소조(小朝)에 드나들었고, 뒷날 강비의 처형을 결정하였을 때는 사형을 폐서인으로 감할 것을 주장하였다. 사상적으로는 계곡 장유(張維)와 함께 양명학의 신사조에 깊은 관심을 두고, 실제로 그 공부론을 실천하였다. 본고는 『증보역주 지천선생집』(최병직·정양완·심경호 공역, 도서출판 선비, 2008)의 자료들을 중심으로 최명길의 문학과 학문사상에 관해 개괄하였다. 우선 최명길의 문학에 대해서는 ① 정국의 현안을 정면에서 논한 상행문자 ② 고독감의 극복을 위한 논교(論交)와 존사(尊師)의 문자 ③ 권도 중시의 뜻을 표명한 언지(言志)의 시 등의 3개 절에서 구세적 열정과 권도 중시의 사상을 피력한 글쓰기와 작시의 방법을 검토하였다. 한편, 최명길의 학문과 사상에 관해서는 ① 만물이치의 수리적 설명을 꾀한 수학(數學) ② 주자학과 양명학의 절충을 시도한 사서학(四書學) ③ 양명학 연찬의 사실 등 3개 절에서 최명길의 학문적 특성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