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주체에 의한 특허침해의 법률문제

Abstract

특허법상 침해는 가치중립적인 성질을 가지며, 고의ㆍ과실 등 귀책요건을 추가로 요구하는 불법행위적 침해의 상위개념에 해당한다. 특허침해에 관하여는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 elements rule)’이 적용되기 때문에 복수의 당사자가 단일한 특허의 일부 구성요소를 분담하여 수행하는 경우에는 원칙상 특허침해를 구성하지 않지만, 위 원칙을 예외 없이 고수한다면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방법특허, 그 중에서도 영업방법(BM) 특허를 손쉽게 우회 침해할 수 있으므로 권리자 보호에 큰 허점을 낳는다. 따라서 복수의 침해자가 침해를 공모하고 실제로 역할을 분담하는 경우(공모공동정범 형), 제3자가 권리자로부터 침해의 경고를 받고도 미필적인 고의 아래 가공행위를 계속한 경우에 한하여 공동책임을 부담하고, 단지 자신의 행위가 침해자 또는 다른 제3자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어떠한 결과를 낳는다는 정도의 인식만을 가지고 있었거나 특허침해에 가공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과실만으로는 공동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침해자가 침해의 고의ㆍ과실이 없는 제3자 또는 ‘업으로써’ 실시하지 않는 자를 마치 도구처럼 이용하는 경우(간접정범 형)에는 그 침해자만이 단독으로 침해책임을 부담한다. 특허물품의 제조업자, 도매업자, 소매업자와 같이 복수의 침해자가 종적 연결을 통하여 각자 불법행위적 침해행위를 하는 경우 공동불법행위에 관한 통설ㆍ판례인 이른 바 ‘객관적 공동설’ 또는 객관적 공동설적 요소를 포함하는 ‘절충설’의 기준에 따라 위 침해자들을 공동불법행위자로 포섭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위와 같은 경우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침해자들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 공동성을 갖는다는 것 외에 공동침해자 각자가 특허의 침해사실을 인식하고 다른 침해자의 존재와 역할을 알면서도 일시에 또는 순차로 의사를 같이하여 침해행위에 나아간 정도의 주관적 공동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고의+과실’ 및 ‘과실+과실’의 유형은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본다. 권리자로서는 복수의 종적 침해자에 대하여 특허법 제128조 제1 내지 제3항을 자유로이, 그리고 필요에 따라 복합적으로 구사하여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한도에서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배상액을 추구할 수 있고 중복배상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침해자 사이에 부진정 연대채무관계가 인정되며, 권리자는 일부 침해자로부터 배상받은 금액과 가능한 배상최고액의 차액을 나머지 침해자들에게 추가 청구할 수 있다. 침해자 가운데 일부가 손해배상채권을 소멸시킨 경우에는 매상고를 중심으로 공동침해행위에서 각 침해자가 차지하는 비중 및 가담정도 등의 인자를 기준으로 내부적 구상권을 취득하고, 교사ㆍ방조자는 자신이 방조한 침해행위와 직접 인과관계를 가지는 손해의 한도에서 피 방조자와만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고 봄이 합당하다. 특허 공동침해의 성립성을 판단하는 단계나 복수의 침해자 사이에서 공동불법행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일관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복수인 사이의 ‘주관적 공동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