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와 의료분쟁에 대한 의료이용자들의 의식 조사

Abstract

의료이용자인 환자가 의료나 법률, 기타 제도적인 측면에서 비록 비전문가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의견이 충분히 고려되고 존중되는 방향으로 의료분쟁의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따라 의료사고와 분쟁에 대한 그들의 의식을 조사하고자 이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자료의 수집을 위해 서울시내에 소재하고 있는 의료기관들 중 무작위로 선정한 대학병원 2개소, 병원(종합병원포함) 5개소, 의원 10개소를 방문한 외래환자 450명을 대상으로 자기기입식 또는 면접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내용은 의료인의 오진에 대한 인식, 무과실의료사고에 대한 보상, 의료사고 판결에 대한 인식, 의료사고 발생시 대처방안, 의료사고가 분쟁으로 가는 이유, 의료분쟁조정기구의 필요성 및 수용성 등이었다.의료진의 오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과반수이상이 우려하고 있었으며, 진료 후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악화되는 경우를 오진이라고 많이 생각하였다. 의료인 측의 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환자 측에게 적정한 보상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보상지급 주체는 정부와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책임져야한다고 많이 생각하였다.의료소송 판결의 경우 응답자들 대부분은 환자 측이 의료기관(의료인) 측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만약에 본인이나 가족 중에 누군가 의료사고를 당했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측과 타협하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의료소송, 시민단체 등에 도움요청 순이었다.의료사고가 분쟁으로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측의 책임 회피태도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사전조정제도 미흡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의료분쟁조정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들 대다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판정에 대한 수용성 또한 높았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환자들은 의료제공자 측과 법원의 의료소송 판결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의료행위 자체는 항상 의료사고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깊은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면 서로간의 의사소통으로 인해 의료분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그 만큼 줄어들 것임은 자명하다. 결국 본질적인 이야기기만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은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자기반성과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또한 응답자들 대부분은 의료사고가 의료소송으로 가기 이전에 적절한 중재기관의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었고, 수용가능성도 높았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법의 제정과 함께 적절한 의료분쟁조정기구가 설립된다면 의료소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행위의 침습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의료사고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환자 측은 신속하고 적절한 구제를 받을 수 있고, 의료인 측에는 안정된 진료환경을 조성하여 소신껏 최선의 진료행위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바람직한 의료사고 구제책이 하루속히 제시되어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