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지역 역사 연구의 동향과 특성

Abstract

수도이면서도 중국 도시사 연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베이징 역사 연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 역사 연구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연구 대상이 되는 시기의 편중이다. 우선 전반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시기 연구보다는 민국 시기에 대한 연구가 많다. 특히 1928년에서 1937년까지의 난징국민정부 시기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1937년에서 1945년 사이의 일본 점령기에 대해서는 ‘회피의 태도’가 나타난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연구가 부진하다. 중화인민공화국 시대의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이 되는 시기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중화인민공화국 시기에 대한 연구 중에서는 ‘黨史’의 비중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최근의 연구 동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중화인민공화국 역사 연구의 본격화를 들 수 있다. 연구 대상 시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양적인 확대와 함께 주제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점령기에 대한 연구에서 침략과 저항이라는 구도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점령기의 사회사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주제별로는 사회문화사 영역에서 문학 연구에서 출발하여 문화사 연구로 확장되는 흐름이 있으며, 여성사 분야에서도 중요한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정 지역의 이주민 집단이라든가, 旗人 집단에 대한 연구 등도 사회사 연구의 새로운 흐름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생이나 경찰 연구 등 이미 많이 연구되던 주제가 최근에 더욱 발전하고 확장되는 흐름도 볼 수 있다. 공원에 대해서도 최근에 더욱 다양한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베이징 역사 연구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기관은 北京市檔案館이다. 北京市檔案館은 단행본 형태로 출간되는 檔案 사료집 외에도 『北京檔案史料』라는 잡지를 통해 출간되지 않은 檔案을 소개하거나 관련 연구를 게재해 오고 있다. 北京市檔案館 외에 北京市城市建設檔案館과 각 區 檔案館 역시 자료 보관 및 정리･출판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베이징 역사 연구에서 개별 연구자가 檔案館에서 직접 자기 연구와 관련된 자료를 탐색하는 작업은 연구의 구체성과 차별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베이징 역사 연구는 중국 도시사 연구의 중심이 아니었으나, 중화인민공화국사 연구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갈수록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은 1949년 이후 수도가 되었으며,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있고, 또한 사회주의 도시 건설의 가장 중요한 실험장이기도 했다. 1949년 이후의 베이징 사회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면 이전 시기의 역사 연구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 질 것이다. 베이징 역사는 기존 연구의 많은 축적에도 불구하고 개척의 여지가 여전히 무궁하게 남아 있는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