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영해부 호구분쟁에 나타난 戶政運營의 일단－호적색 윤일찬의 ‘捧賂減戶’에 대한 마을민의 등소 사례－

Abstract

이 글은 1888년 경상도 영해부 호구분쟁을 사례를 통해 군현내부의 독자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호구운영의 구체적인 실태를 살핀 것이다. 호적색 윤일찬이 돈을 받고 호구수를 조작한 데서 시작된 분쟁으로 영해부민들은 전후 10차례의 등소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사건은 일개 호적색의 도덕적 일탈이 아닌 왕조 호구운영의 구조적 모순이 발현된 것으로 당시 향촌사회의 호구운영에서 幷戶․挾戶․頉戶․漏戶 등과 함께 거론되는 縮戶의 문제였다. 戶籍改修를 위한 抄戶와 立戶는 自然家戶에 대한 모종의 量的 抄定과 質的 編制의 과정을 거쳐 관민간의 타협을 통해 이루어졌다. 영해부의 호구분쟁은 호적개수 과정에 관민 상호간의 설득과 타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왕조의 핵법적 관법은 군현 내에서 언제라도 관법적 핵법으로 전화되어 공세적 호구수괄을 불러올 수 있었고 이것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등소나 민란과 같은 형태의 저항을 가져왔다. 지역 차원 호구운영이 가진 독자적 정치성은 점차 자체의 모순을 격화시켜 새로운 제도적 변혁을 전망하는 데까지 다가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