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에 나타난 다산 정약용의 수령 인식과 지방행정의 방향

Abstract

정약용은 왕명의 대행자이자 국왕에 비견되는 지역단위의 통치자로서 수령의 위상을 새롭게 하고 수령이 처한 지역사회의 환경을 세심하게 감안하면서 지방행정의 운영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정약용은 도덕적 원칙론자가 아닌 행정조직의 도구적 효율성을 바탕으로 실무적·정치적 역량을 두루 갖춘 목민관의 상을 그려내고자 했다. 정약용은 수령이란 모름지기 왕화王化를 온전히 하고 국왕에 비견되는경천敬天의 규범을 행하는 한편_, 수양·공부의 수기修己와 주변에 대한철저한 단속을 통해 제가齊家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목민관으로서 공적公的인 지위를 잃지 않도록 했다. 또한 도덕적 자기규율과 철저한 업무파악을 통해 부정의 유혹에 빠지거나 업무상의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하였다. 상사인 감사에 대해서는 그 명령을 존중하되 독자적인 행정의책임자로서 의연히 대처할 것을 주문하였으며 군현행정의 실무에 대한철저한 파악을 통해 향리와 행정조직을 장악하도록 하였다. 정약용은향리의 처지와 실무자로서의 역할을 중시하여 사소한 실수는 눈감아주되 중대한 과오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관령의 공신력을 높이는 한편 여론을 중시하되 지역사회의 사족층을 교화의 협력자로 삼고자 했다. 군현 내에서 오랫동안 관행된 이른바 ‘읍례邑 例’에 대해서는 명분의 정당성 여부를 기준으로 이를 개혁하되 면밀한검토와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거치도록 하였다. 지방재정과 관련된 읍례는 ‘절용節用’과 ‘양입위출量入爲出’을 원칙으로 실무자가 농간을 부릴 소지를 원천봉쇄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