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初期 國家儀禮 정비의 지향과 원칙 - 吉禮·凶禮의 상호 영향을 중심으로 -

Abstract

조선의 건국은 한국 역사에서 유교적 전환이 이루어진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조선의 유교 지향은 유교 의례의 실천을 통해서 나타났다. 의례의 실천에는 세 요소가 고려되었다. 첫째는 국가 차원의 유교 의례이다. 유교 의례는 국가 차원의 의례와 민간 차원의 의례가 구분되었다. 민간 차원의 의례는 송나라 『朱子家禮』를 실천하는 문제였다. 주자가례는 父系親族을 기반으로 시행하는 민간 의례였다. 조선은 부계 친족이 없었기 때문에, 지배층 내에서도 주자가례의 실천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따라서 조선에서는 일단 유교적 국가 의례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에서는 지속적으로 국가례의 정비에 관심을 보이고 典禮書 편찬을 시도하였고, 이러한 노력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졌다. 둘째는 親王 등급의 원칙을 적용하고자 하였다. 유교적 국가 의례를 중국에서 정비한 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었다. 중국의 禮制는 황제를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황제의 아들 중, 황후에게서 출생한 아들이 친왕이 되었다. 조선은 혈통 상으로는 친왕이 아니었지만, 명으로부터 친왕에 해당하는 지위를 인정받는 것으로 양국 관계가 설정되었다. 친왕 예제는 따로 없었기 때문에 조선은 친왕 국가 의례를 만들어야 했다. 셋째는 모든 국가 의례의 體樣을 일치시키려고 하였다. 유교 국가 의례는 길례, 가례, 군례, 빈례, 흉례의 5가지 영역에 수백 개의 의식으로 구성되었다. 조선에서는 각 영역의 의식의 체양을 일치시키려고 하였다. 더 나아가서 각 영역 사이에도 서로 패턴을 일치하게 하였다. 즉 조선의 의식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방식이 일관된 패턴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오감으로 인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패턴의 문제로 이해하였다. 이 글에서는 특히 흉례와 길례가 각각 의례 진행 과정을 정비하는 작업이 진행되었고, 각각의 작업 결과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길례와 흉례 의식을 수정하는데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입증하였다. 1392년 건국한 조선은 1474년 『國朝五禮儀』를 간행함으로써 국가의례의 정비에 일단락을 지었다. 『국조오례의』는 보편적 유교 이념을 반영하면서도, 친왕 의례라는 조선에서 해석한 독특한 특징이 드러나는 의례서였다. 아울러 오례 범주 전체가 일관되게 동일한 패턴의 적용을 받도록 의식 절차가 설정되어 고도의 일관성을 갖춘 의례서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