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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 글쓰기에서 ‘나’-금지의 문체원칙에 숨어 있는 학술성의 표상 및 문화상대적 ‘지성 스타일’On the conception of scientificity and the culture-specific “intellectual style” concealed in the prohibition of “I” in academic writing

Other Titles
On the conception of scientificity and the culture-specific “intellectual style” concealed in the prohibition of “I” in academic writing
Authors
박성철
Issue Date
2013
Publisher
한국수사학회
Keywords
academic language; “prohibition of I”; authoral identity; objectivity; cultural intellectual styles; 학술언어; ‘나-금지’; 저자 정체성; 객관성; 문화적 지성 스타일
Citation
수사학, no.19, pp.35 - 74
Indexed
KCI
Journal Title
수사학
Number
19
Start Page
35
End Page
74
URI
https://scholar.korea.ac.kr/handle/2021.sw.korea/133622
ISSN
1738-415X
Abstract
본고에서는 학술 텍스트에서 ‘나’ 사용의 문제를 단순한 언어문체의 선택 문제를 넘어서 근본적인 학문관과 학문방법론의 연장선 상에서 해석하였다. 저자의 자기지시 규범에서 엿보이는 탈개인성은 학술연구가 순전히 경험적, 객관적이어야 하고 연구자 개인의 입장이나 태도는 가능한 한 배제되어야 한다는 실증주의적 요청을 구현하므로 작금의 학술적 글쓰기 문체의 대표적인 자질로 간주된다. 연구자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도록 억압하는 이 관행은 학술성과 연구자의 역할에 대한 담화공동체의 공통관념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저자를 핵심주체로 한 학문 커뮤니케이션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 통일된 학문의 역할을 각인시켜줄지도 모르지만, 달리 보면 연구자의 정체성을 제한된 방식으로만 드러나게 함으로써 어쩌면 새로운 인식 가능성이나 창조적인 사고로 연결되는 통로를 가로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의 학술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글쓰기의 관습은 말 그대로 관습에 불과하고 문화적으로 동의를 받았거나 그것에 의해 재생산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동일한 연구과정이나 결과가 다른 방식으로, 즉 저자의 정체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다른 방식으로 쓰여진다면, 이는 아마도 새로운 인식을 여는 가능성이 될 것이다. 학술적 글에서 저자의 정체성이 아무런 차이도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무리이다. 학문의 객관성은 연구결과가 연구자 개인과 무관할 때, 즉 연구자 개인이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보장되는 것으로 정의되지만, Peterßen(1994), 23 참조. 연구자가 빠진 연구는 흡사 생명 없는 조화 또는 화려한 옷을 걸친 마네킹과도 같은 것이다. 막 학문의 길에 들어선 후속세대에게는 텍스트에서 연구자, 집필자, 논증자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해야 할 ‘목소리’, 자신의 학문적 주장, 독자, 공동체를 향하여 채택해야 할 입장은 까다로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 실제 수행하는 연구행위와 다른 한편으로 담화공동체 내에서 권고되는 학술문체 사이의 괴리에서 젊은 학자와 학도는 과연 어느 선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것인가의 문제에서 누구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후속세대가 아직도 ‘나’의 사용에 대해 불편함과 어색함, 심지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니어 학자들 사이에서의 엇갈린 태도는 그러한 불편함을 가중시키기만 할 뿐이다. 특히 연구자들 간의 국제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진 이 시대에, 담화패턴의 문화적 기반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었다. 담화관습을 마스터하도록 특수목적의 과정을 제공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영어 모어화자가 아닌 전 세계의 학자들이 서로 영어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의 문제에 직면해서, 획일화된 담화패턴을 고집하거나 강요하기보다는 상이한 담화구조의 문화적 기반을 인식하고 다양한 패턴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풍토가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나’-금지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므로 오늘날의 그러한 규범이 영원히 존속하리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텍스트 작성규범으로서 학술문체 또한 끊임없는 변화에 내맡겨져 있다. 실제로 슈타인호프(2007a, 171 이하)에 따르면, 광범위한 ‘나’-금지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자신을 ich로 지시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추측해왔던 것보다 더 흔하고,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언어학, 문학, 역사학 논문 가운데 60%가 ich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른바 Ich-Tabu의 붕괴와 함께 학술문체가 좀 더 개인적인 문체로 변해가고 있다는 데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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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Liberal Arts > Department of German Language and Literature > 1. Journal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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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ong Chol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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