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형법의 상호형성관계 - 예술비평으로서 형법의 역할과 과제 -

Abstract

형법이 예술을 규제할 때 형법은 예술에 외재적인 권력이 아니라 내재적인 구성요소가 된다. 형법은 숭고미를 지향하는 순수욕망을 생성시키는 예술의 내부적 요소가 된다. 다른 한편 예술성은 형법을 형성하는 요소가 된다. 즉, 예술비평에 귀 기울이고, 그에 따라 유연하게 합법과 불법을 정해감으로써 형법은 미학적 정의를 더 충실히 실현할 수 있다. 형법은 예술성의 판단이 분명하기 어려운 사안에서는 시민자유우선원칙(in dubio pro libertate)을 적용함으로써 비례성원칙에 침전되어 있는 기하학적 조형미라는 미학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예술작품의 음란성이나 이적성이 형법적 통제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작품이 사회적 유해성을 초래하는 조건들(예: 인터넷 일반 공개, 미성년자 관람 허용 등)이 충족되었어야 한다. 또한 형법은 예술성의 높낮이에 대한 열린 판단과 함께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 등의 다양한 절차법적 장치로써 예술작품의 통제를 완화하여야 한다. 하지만 예술을 통제하는 형법의 정당성은 예술작품이 상징적으로 위태화시키는 사회윤리가 아니라 형법적 통제를 통해 예술작품의 예술성이 고양된다는 데에 있다. 형법은 예술작품에 대한 자신의 통제가 예술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개방된 고려를 통해 예술작품의 예술성과 형법의 정당성을 동시에 높이는 지점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의 과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