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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유토피아 - 앙리 메쇼닉과 탈중심 개념Utopie de la traduction - Henri Meschonnic et la notion de décentrement

Other Titles
Utopie de la traduction - Henri Meschonnic et la notion de décentrement
Authors
조재룡
Issue Date
2010
Publisher
한국불어불문학회
Keywords
H. Meschonnic; poétique du traduire; décentrement; discours; F. de Saussure; E. Benveniste; J.-R. Ladmiral; 앙리 메쇼닉; 번역시학; 탈중심; 디스쿠르; 소쉬르; 벤브니스트; 라드미랄
Citation
불어불문학연구, no.81, pp.311 - 329
Journal Title
불어불문학연구
Number
81
Start Page
311
End Page
329
URI
https://scholar.korea.ac.kr/handle/2021.sw.korea/134661
Abstract
1970년 『시학을 위하여 2』권을 출간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앙리 메쇼닉은 그 누구보다도 맹렬히 프랑스 번역학계에 만연해있는 이분법적인 태도 및 자민족중심주의 번역을 비판해왔다. 성서 번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번역의 실천적인 측면에서나 “의미‐형식”이나 “리듬” 개념을 중심으로 정초한 바 있는 번역이론의 측면에서나, 메쇼닉의 제안은 소위 ‘의역’과 ‘직역’이라는 이분법을 훌쩍 뛰어 넘는 인식의 과감한 전환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메쇼닉은 단어나 개별 기호, 랑그가 아니라 바로 ‘디스쿠르’를 ‘번역의 단위’로 설정하는데, 그 까닭은 번역에서 사실상 모든 기호들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고, 디스쿠르 만이 유일하게 이러한 사실을 전제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때 번역의 관건은 의미의 추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스쿠르라는 ‘체계’ 속에서 서로 뒤엉켜 있는 기호들의 관계와 차이를 고찰함으로써 드러나는 ‘가치’(소쉬르)를 포착하는 작업에 놓이게 된다. ‘디스쿠르 이론’(소쉬르‐벤브니스트‐메쇼닉)이 가치나 체계 개념과 결합한다는 사실, 나아가 이 개념이 이분법적 구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메쇼닉이 볼 때, 번역 행위에 의해서, 그리고 번역이론에서,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다. 메쇼닉이 번역을 ‘관계에서 관계’로의 이전으로 파악했다면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본 연구에서 예로 꼽아본 것은 성당시대의 맹호연의 작품이다. 맹호연의 5구 4행시의 경우, 프랑스어 번역가들은 주로 알렉상드랭 형식을 도입하여 번역을 감행하였는데, 메쇼닉이 볼 때 이것은 두 가지 커다란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첫 번째는 원문의 “암시적 가치”를 무시하는 번역이라는 것이다. 이디오그램이라는 한자의 특성상 각 자구마다 암시적 가치가 내포되어 있는데, 프랑스어 번역에서 사라진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알렉상드랭이라는 프랑스의 시작법이 번역에서 중국 한시의 시작법을 대신하게 됨에 따라 문화적 병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원문의 특수성이 사라진 자리에 프랑스의 시작법이 시적인 ‘형상’을 하고 들어서게 되었으며, 이러한 번역은 중세, 특히 르네상스 이후 프랑스 번역의 흐름을 대변해준다. 시 번역에 있어서 원 텍스트의 ‘시로서의 가치’를 포착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어 통사 그룹을 새롭게 조직한 후, 각각의 통사 그룹 사이에 일정 ‘여백’을 안배하여 번역을 감행한 결과, 메쇼닉의 번역에서는 프랑스어의 통사 범위를 벗어나는 동시에 고수하는 기이하고도 새로운 형식이 고안되었다. 이와 같은 번역의 시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원텍스트의 문화를 프랑스 문화로 “병합”한 흔적이 사라진 자리에 “두 문화‐언어 내에서 두 텍스트 사이의 텍스트적 관계”를 의미하며 “랑그의 언어구조”까지 영향을 미치는 “탈중심화”의 노력이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번역의 관건은 출발어 문화를 도착어 문화로 완전히 통합하면서 “낯섦”의 흔적을 지우는데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번역의 갱신을 통해서 정형률이나 새로운 리듬, 번역의 역사성이 문화적ㆍ시적 관계의 역사성을 만나게 되고, 고안하고, 완수되는” 장(場)을 여는 행위에 놓여지며, 메쇼닉의 이와 같은 번역은 일체의 이분법이 지니는 한계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부정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메쇼닉이 볼 때, 문학 작품 속에서 ‘형식’과 ‘의미’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동전의 앞면과 그 뒷면처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동질성을 전제하면서 총체적으로 “의미‐형식”이란 하나의 단위를 이루며, 따라서 번역에서 고려해야할 것도 바로 이 지점인 것이다. 이 경우 ‘문자지역’ (文字之譯traduction‐de‐la‐lettre)을 강조했던 베르만과 마찬가지로, 메쇼닉에게 원 텍스트의 음절이나 음절수, 등등은 단순한 음절이 아니라, 의미생산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무엇이며, 이러한 원텍스트의 특성을 “빠트리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독창적으로” 반영해야하는 의무가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 번역에 있어서 이러한 실천적ㆍ이론적 시도는 번역을 통해 제기되어온 온갖 종류의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시도의 다름 아니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미래를 지향하는 유토피아인 것이다. 예컨대, 메쇼닉의 탈중심화 개념은 문학 텍스트의 특수성 문제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문학 번역이론의 두 가지 큰 흐름을 구성해온 “출발어 문화 중심번역” 과 “도착어 문화 중심번역” 이라는 이분법의 ‘무용성’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메쇼닉이 제안한 번역 실천과 번역 이론에서 핵심은 번역이 단순히 랑그와 랑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문법적 등가성의 전환이 아니라, 디스쿠르와 디스쿠르 사이에서 행해지는 ‘주체성의 미끄러짐’의 반영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하여 번역 전반의 성찰을 전개하는 행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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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Liberal Arts > Department of French Language and Literature > 1. Journal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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