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고구려유적의 보존 및 활용방안

Abstract

1997년 아차산 4보루가 발굴된 이후 1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4개소의 보루가 발굴되었고, 2개소는 1차 발굴이 이루어졌다. 아차산일원의 고구려 보루유적은 남한에서는 가장 많은 조사가 이루진 곳으로 유적의 내용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진척되어 당시의 모습을 개괄적으로나마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보루유적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전면 발굴이 이루어져 중국이나 북한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적이 등산로 개설과 체육시설 및 군사시설의 설치 등으로 인해 훼손이 심각한 실정이며, 학술적인 연구 성과에 따르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보존·활용대책의 수립이 절실하다. 1997년 아차산 4보루 1차 발굴 이후 계속 국가 차원의 보존대책 수립을 요구하였으나 2004년 사적으로 지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보존대책이 없는 것이 실정이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에 대한 국내여론이 비등하자 구리시와 서울시 광진구 등을 중심으로 보존대책이 수립되거나 진행 중이지만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아차산일원 유적 보존의 기본 방침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활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야 하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그간 10여 년 간의 발굴경과를 돌이켜보면 계획된 목표에 따라 발굴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간헐적이고 무계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유적의 보존이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활용을 전제로 하지 않는 보존은 시민의 문화재 향유권이라는 측면과 배치되며,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보존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더구나 아차산은 평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적으로의 출입을 막고 보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활용 목표를 수립하고 보존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으며, ‘고구려유적 수학여행 및 역사유적 답사 코스개발’등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