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민주제 강화 개헌의 쟁점과 성공조건

Abstract

21세기 대의제 민주주의는 범세계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의 당선, 프랑스의 극우 세력 성장과 독일에서 좌파 정당의 약진 등은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기존의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새로운 변화의 모색으로 –그러한 시도가 성공적인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나타나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2016/2017년 촛불시위를 통해 국민의 힘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가결시키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결정으로 인한 파면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에서도 직접민주제를 강화하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어졌다. 비록 역대 헌법에서 직접민주제적 요소가 폭넓게 수용된 것도 아니었고, 헌법개정에 대한 국민투표 이외에는 실제 국민투표가 행해진 적도 거의 없지만, 이제는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국가정책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각종 시민단체 및 정당들에 의해 마련된 개헌안들에서 직접민주제를 강화하는 내용들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 문제에 들어가서 과연 어떤 국민발안, 국민투표, 국민소환 등의 제도들이 어떻게 구체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으며, 개헌안의 내용 또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는 직접민주제를 강화하기 위한 개헌안들의 비교⋅분석을 통해 개헌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여 직접민주제를 강화하는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민주제의 강화로 인한 포퓰리즘의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직접민주제 도입의 원칙은 견지하되, 새로운 제도의 도입은 항시 조심스럽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식과 범위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 1952년 전쟁의 와중에 (정치적 의도에 의해) 준비없이 시행되었던 지방자치가 실패하였고, 이러한 실패가 5⋅16군사쿠데타 이후 지방자치 중단의 빌미가 되었던 것처럼, 충분한 준비 없이 직접민주제를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오히려 직접민주제의 확대⋅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