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연대 국가관료제의 정책집행에 관한 연구: 관료적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Abstract

박정희 시대의 관료제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당시 관료제가 정치･사회에 미친 긍정적･부정적 평가에 집중하고 실제로 관료제가 어떻게 작동했는가에 대한 논의는 별로 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박정희 시대의 관료제가 어떻게 작동했는가를 그 당시 추진된 정책 프로그램인 ‘운동’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박정희 시대 관료제의 운영을 좌우하는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은 동원과 경쟁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첫째, 박정희 시대의 관료제는 정책집행 과정에서 신속한 목표달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부문의 인력과 물자를 활용할 수 있는 수직적이며, 수평적인 동원체제를 구축했다. 둘째, 구축된 동원체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박정희 시대의 관료제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상벌체계를 구축하여 운동에 참여한 행위자들 간의 경쟁을 부추겼다. 동원과 경쟁의 메커니즘에 나타난 국가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이 논문은 관료적 거버넌스라는 개념을 끌어들였다. 관료적 거버넌스는 정책집행의 전 과정을 관료가 주도하지만 외형적으로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참여하는 구조를 뜻한다. 관료적 거버넌스는 관료주도의 사회적 조정체계로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정운영 방식을 뜻하며, 오늘날 한국행정의 원형이다. 제도의 경로의존성을 받아들일 경우, 오늘날 국가관료제의 정책집행 과정도 박정희 시대의 이러한 행정운영 방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