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미국정부의 <자유세계> 발간과 ‘자유 동아시아’의 형성

Abstract

이 논문은 냉전시대 ‘자유진영’에 속했던 동아시아 신생국가에서 분출한 국민형성에 대한 이해는 ‘자유 동아시아’ 형성이라는 맥락 속에서 파악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에서 분출되었던 반식민주의와 민족주의는 일국단위에 제약되고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전선을 분명히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주도 ‘자유진영’으로 통합하는데 커다란 장애물이었다, 미국은 이러한 장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문화냉전 차원에서 ‘자유 동아시아’라는 상상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다. 잡지 <자유세계>는 이를 위해 만들어진 잡지였다. 그러나 1960년대까지 <자유세계>가 전파한 ‘자유 동아시아’의 모습은 커다란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 미국의 문화냉전 담당자들은 ‘자유 동아시아’라는 상상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반공과 근대화를 위한 연대와 평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안보 논리와 근대화 논리를 내면화한 주체들은 역설적이게도 공동체의 구성원을 타자화하거나 경쟁의 대상으로 여길 공산이 컸다. 1968년 『자유세계』의 폐간은 개발과 안보를 두 축으로 삼아 전개했던 1950·60년대 동아시아 개입정책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