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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존재했음’에서 ‘곧-포착될-것’으로: 디지털 시대에서 바르트의 사진 이론과 칼비노의 알고리즘적 상상력
초록
본 논문은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1980)과 이탈로 칼비노의 단편 「사진가의 모험」(1955)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사진에 대한 두 작가의 사유가 형성되는 역사적 조건과 그 이론적 유효 범위를 재검토한다. 기존 연구는 대체로 칼비노를 바르트의 이론을 예견한 선구적 작가로 평가하며, 사진의 지시성, 상실과 애도의 문제, 그리고 실재의 증거로서의 사진이라는 공통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에 반해 본 논문은 칼비노를 단순한 ‘선취’의 사례로 읽기보다는, 오히려 바르트의 사진 이론이 지닌 역사적 한계를 드러내는 비판적 준거점으로 재위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르트에게 사진의 본질은 ‘이미-존재했음(ça a été)’에 있으며, 이는 아날로그 사진의 물질적 지시성과 과거 지향적 시간성에 기반한애도의 미학으로 귀결된다. 반면 칼비노의 텍스트는 사진을 기억의매체라기보다 집적, 반복, 전면적 포착을 지향하는 강박적 장치로 형상화한다. 주인공 안토니노 파라지는 세계를 보존하기 위해 사진을찍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촬영함으로써 현실을 선점하고 통제하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서사는 데이터베이스적 사고, 감시의 논리, 그리고 미래 예측을 지향하는 디지털 이미지 문화의 도래를 예견하는 이론적 픽션으로 읽힐 수 있다. 본 논문은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환경을 고려할 때, 바르트의 푼크툼 개념과 ‘이미-존재했음’의 시간성이 보편적 사진 이론이라기보다 아날로그 사진의 역사적 조건에 귀속된 정동적 범주임을 논증한다. 나아가 칼비노의 작품을 통해 사진의 시간성이 과거 회상의 장치에서 ‘곧-포착될-것’이라는 미래 지향적 논리로 전환되는 지점을분석함으로써, 디지털·알고리즘 시대의 사진 이해를 위한 새로운 비교문학적·매체이론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키워드
- 제목
- ‘이미-존재했음’에서 ‘곧-포착될-것’으로: 디지털 시대에서 바르트의 사진 이론과 칼비노의 알고리즘적 상상력
- 제목 (타언어)
- From “That-Has-Been” to “That-Will-Be”: Barthes’s Elegy and Calvino’s Algorithmic Prophecy
- 저자
- 김시몽
- 발행일
- 2026-02
- 유형
- Y
- 저널명
- 비교문학
- 호
- 98
- 페이지
- 185 ~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