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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아흐마토바의 타시켄트 시절: 시 창작의 두 갈래와 이중의 자기정체성 탐색
초록
안나 아흐마토바는 독소전쟁이 벌어지던 1941년 11월부터 1944년 4월까지 약 2년 반 동안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시켄트에 체류하였다. 전시의 타시켄트에서 아흐마토바는 예술가이자 애국적인 소비에트 시민으로서 창조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타시켄트 시절에 씌어진 그녀의 서정시들은 두 가지 계열로 나뉜다. 하나는 ‘전쟁 시’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아시아-동방 시’ 계열이다. 전자에는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 레닌그라드의 당대 현실이 형상화되는 반면, 후자에는 고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탈역사적인 타시켄트의 풍광이 그려진다. 타시켄트 시절을 특징짓는 창작의 두 갈래는 양 방향으로 이루어진 자기정체성의 탐색과 확립이라는 관점에서 고찰해볼 수 있다. ‘전쟁 시’ 계열에서는 러시아인 혹은 러시아 국민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이 두드러지는 반면, ‘아시아-동방 시’ 계열에서는 아시아와의 친연성, 아시아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이 부각된다. 아울러 후자에서는 타시켄트라는 구체적 지명이 줄곧 ‘아시아’ 혹은 ‘동방’이라는 보편적 범주로 대체되고, 시인의 또 다른 ‘집-고향’으로 간주되는 점이 특징적이다. 언급된 양 방향의 자기정체성 탐색은 일견 조화롭게 양립하는 듯하다. 그러나 ‘유럽인-타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표명하고 있으며, 타시켄트를 ‘타향’으로 규정하고 있는 시 「사이클 ‘타시켄트의 지면들’에서」에서 드러나듯이 그러한 이중적 자기정체성 탐색의 기저에는 ‘레닌그라드-유럽-서방-고향’ vs. ‘타시켄트-아시아-동방-타향’이라는 오리엔탈리즘적 반정립이 작동하고 있다.
키워드
- 제목
- 안나 아흐마토바의 타시켄트 시절: 시 창작의 두 갈래와 이중의 자기정체성 탐색
- 제목 (타언어)
- Anna Akhmatova in Tashkent
- 저자
- 이명현
- 발행일
- 2015
- 저널명
- 러시아연구
- 권
- 25
- 호
- 2
- 페이지
- 203 ~ 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