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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대’와 초기국가
초록
1970년대 이후 고조선 시기에 초기국가가 형성되었다고 보는 인류학적 연구성과가 제기되었지만, 이것이 시대구분에서 고대의 기점에 대한 재인식으로까지 연결되지는 못하였다. 국내 학계에서는 아직 초기국가와 고대국가를 구분해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세계 학계에서는 초기국가를 본격적인 국가 단계로 다루면서, 고대 그리스나 로마와 같은 노예제 국가보다 먼저 등장하였거나 그와 다른 경로를 밟은 고대국가의 대안이나 유형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고대는 국가의 형성과 함께 개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사에서 고대는 기원전 4세기 말 고조선이 군장사회(chiefdom)에서 국가(state)로 성장한 시기부터라고 볼 수 있다. 고조선은 중앙의 왕과 대부 등 지배집단(공동체)과 주변 지역의 피지배집단(공동체)이 호혜주의적인 입장에서 지배예속 관계를 맺고 있던 중층적(heterarchical) 구조의 공동체 국가였다. 이러한 중층적 구조는 위만조선·부여·삼한·고구려·백제·신라·가야 등의 초기국가까지 이어지다가, 6세기 중엽 삼국의 쟁패가 본격화되면서 점차 중앙집권적 구조의 국가를 지향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7세기 후엽에 고구려·백제 유민을통합한 신라만이 일원적(hierarchical) 관료제와 군현제를 정비한 중앙집권적 구조의 성숙국가(후기국가)에 이르렀다. 한국사에서 역사시대의 첫 단계는 초기국가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중층적 구조의 초기국가 다음에 일원적 구조의 중앙집권국가가 이어지는 역사적 추이는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인류학적 연구에서 확인되는 주류적 현상이다. 이는 3시대 구분법의 기준인서유럽 지역에서 고대국가 다음에 분권적 구조의 중세 봉건국가가 전개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키워드
- 제목
- 한국의 ‘고대’와 초기국가
- 제목 (타언어)
- Ancient Period and Early State in Korea
- 저자
- 박대재
- 발행일
- 2023-06
- 저널명
- 한국고대사연구
- 호
- 110
- 페이지
- 5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