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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1970년대(유신시대)에 나온 두 편의 기념비적인 소설인 황석영의 「객지」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문학적 선취를, ‘민주주의’라는 키워드를 테마로 하여 몇 가지 정치철학적 관점을 참조해서 다시 읽어보려는 시도이다. 이 논문에서 ‘민주주의’라는 테마와 관련하여 필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인민의 원한’을 ‘정치’와 구별되는 ‘정치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무페의 관점이다. 무페에 따르면 ‘정치적인 것’은 사회체에 항존하는 해소할 수 없는 적대적인 갈등을 뜻하며, ‘정치적인 것’은 현행 법률적 질서·제도를 뜻하는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 그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정치적인 것’에 근거하여 정치체의 적대적 갈등과 모순을 순치시키는 일이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대적인 것은 결국 자본-노동 간의 계급투쟁이며, 법-국가는 자본의 노동지배를 관철하는 수단이다. 식민지 시기 이래로 한국문학사에서 변혁적 계급소설들이 법-국가의 인민 지배를 문제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황석영의 「객지」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분단체제로 인해 변혁적 노동운동·계급투쟁이 완전히 궤멸된 유신시대에 나왔다. 공히 이 소설은 자본-법(국가)의 노동지배를 문제 삼았으며, 자본폭력이 국가폭력과 다른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있었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이 두 소설에서 억압받는 인민으로서의 노동계급의 원한은 사회적 적대를 노출함으로써 ‘정치적인 것’의 문학적 출현이라는 함의를 지닌다. 급진민주주의 이론가인 무페나 라클라우, 현행 법률적 질서의 ‘중지’라는 차원에서 해방의 시간을 사색한 벤야민의 관점을 참조한다면, 이 소설들에서 나타나는 주인공들의 원한 감정은 ‘민주주의’에 내재한 적대적 성격과 계급 공존의 문제를 환기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관점에서 읽어 볼만한 여지가 존재하는 소설들이다.
키워드
- 제목
- 인민의 원한과 정치적인 것, 그리고 민주주의 - 식민지 정치소설들과의 연대의식 하에서 본 유신기의 두 소설 -
- 제목 (타언어)
- Resentment of the People, the Political, and Democracy - reading two novels at the Yushin period from the viewpoint of solidarity with the political fictions at the colonial period -
- 저자
- 함돈균
- 발행일
- 2013
- 저널명
- 민족문화연구
- 호
- 58
- 페이지
- 71 ~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