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과 사회 : 시각 및 촉각을 중심으로

Senses and Society : On Visual and Haptic Sensation
  • 김문조

초록

현상학적 전회, 감성적 전회, 신체적 전회와 같은 일련의 지적 동향에힘입어 감각이 최근 사회과학의 새로운 탐구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관심 이동에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의 발달과 그에 수반한생활환경의 변화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행위 주체가 대상을 파악하는 과정은 “지각(perception)”이라는 개념으로총칭된다. 지각은 일반적으로 인지, 감정 및 감각이라는 세 범주로 대별된다. 인지가 진위 판별이 가능한 “앎의 세계”와 직결된 것이라면, 감정 및감각은 “느낌의 세계”와 연관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감정이 “마음의느낌”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감각은 오관이나 피부와 같은 감각 기관을 경유한 “몸의 느낌”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각 이미지나 청각 사운드에 대한 수요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뉴미디어의 확산에 따라 증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시청각과 같은 원격 감각을 넘어 촉각, 후각 및 미각과 같은 근접 감각에 대한 처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모든 형태의 감각에 대한 지적,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감각적 전이(sensual turn)”로 통칭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동향은 “시각의 약진”에서 명시적으로 드러난다. 시각중심적 관념에서는 모든 감각들을시각을 중심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감각은 체성 감각에 속하는 촉각으로 수렴되는 경향이 농후하다. 같은 체성감각에 속하는 근육 감각이나 운동 감각과 밀착되어 있는 것이 촉각이기도하지만, 손이나 전신을 활용한 촉각은 시각 못지않은 지각작용을 발휘하고있기 때문이다. 체성 감각에는 촉각을 비롯한 피부 감각은 물론이요 근육 감각을 비롯한 운동 감각이 포함된다. 전자가 피부 점막을 통한 표층 감각임에 비해, 후자는 근육, 골수, 관절에 의존한 심층 감각에 해당한다. 따라서 체성 감각은시각, 청각, 후각, 미각 등과 결합해 외부 세계로 이어지는 동시에, 내장 감각과 결합해 신체 내부의 세계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처럼 양대 세계와 동시적으로 결부됨과 더불어 예리한 손끝 촉감에 의존한 공간 감각까지겸비한 “넓은 의미의 촉각”은 여타 감각들을 원심적으로 결집시키는 기층적역할을 수행한다. 근접감각으로서의 촉각은 디지털 미디어의 침투가 수월치 않은 분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모든 감각의 최종 심급에 해당하는 촉각을 디지털화할 수 있다면, 모든 접속을 접촉으로 환원시켜 가상세계를 현실세계로 뒤바꾸는 일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최근 타계한 스티브 잡스는 응시의 대상으로 여겨온 스크린을 손끝으로 누르고 젖히고 벌리고 좁히는 촉각의 대상으로 바꾸는데 말년을 보냈고, 그런 노력에 힘입어 세상이 우리의 손길을 요하는 미개척지로 재현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과학은 “감각의 세계에 대한무감각”을 지양해야 할 것이며, 향후 중요성이 배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촉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키워드

디지털미디어지각감각체감시각촉각DigitalMediaPerceptionSenseSensualVisualHapticTactile
제목
감각과 사회 : 시각 및 촉각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Senses and Society : On Visual and Haptic Sensation
저자
김문조
발행일
2011
저널명
영상문화
18
페이지
7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