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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로마 지배하의 그리스 세계, 즉 서기 2~3세기의 발칸 본토와 소아시아의 파이데이아 (교육과 문화)를 논쟁적인 방식으로 탐구한다. 논쟁의 대상은, 1969년 바워샄이 가설로 제기한 뒤, 최근까지 일군의 학자들이 보완적 연구를 통해 유력해진 이른 바 제 2 소피스트론이다. 그들에 의하면, 로마 지배 하 그리스 세계에서는 서기 2~3세기 동안 일종의 문예부흥이 일어났으며, 그 현상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첫째, 고전주의, 즉 고전기 아테나이 방언으로 회귀하는 언어적 순수주의(purism)와 헬레니즘 시대 이전, 즉 그리스의 영광스런 과거를 담론의 준거로 삼는 ‘의고주의’(archaism)를 문화적 코드로 공유하는 것, 둘째, 그 코드를 통해 당대 그리스 식자층이 안과 밖의 두 타자--그리스 비식자층(하층민)과 지배자 로마--에 대해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서기 2~3세기 동안 그리스 세계에서 생산된 많은 문헌이 그 코드로 재해석되고 있지만, 그 명백한 출발점은 바워샄이 처음 그 가치를 주목한 서기 3세기의 수사학자 필로스트라투스가 쓴 『소피스트들의 전기』였다. 이 글은 제 2 소피스트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안적 설명을 제시한다. 첫째, 필로스트라투스의 『소피스트들의 전기』는 서기 2~3세기 그리스 세계의 소피스트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아울러 제 2 소피스트론이 주장하는 언어적 순수주의와 소재적 의고주의는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와 큰 거리가 있다. 둘째, 서기 2~3세기 그리스 세계의 문화지형은 제 2 소피스트론이 내세우는 것처럼 ‘아테나이류’가 풍미한 것이 아니라, 한층 복합적인 것이었다. 로마지배 하 그리스 세계에서는, 헬레니즘 시대를 풍미한--그래서 공화정 말에 로마에까지 파급된--수사학의 경향 (로마인은 이를 가리켜 아시아류라 불렀다)과 기원전 1세기부터 그 대안으로 제시된, 고전기 아테나이를 모델로 삼는 신조류 외에, 웅변술보다 철학을 교육의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교육론 등이 공존하고 있었다. 서기 2~3세기 그리스 세계의 소피스트들은 고전문화의 부흥이라는 협소한 시각이 아니라, 이처럼 복잡한 지형 속에서 더 적절하게 이해될 수 있다.
키워드
- 제목
- 로마제정기 그리스 세계의 파이데이아 - 제 2 소피스트론 비판을 중심으로 -
- 제목 (타언어)
- Greek paideia under the Roman empire: a critical view of the ‘Second Sophistic’ theory
- 저자
- 김경현
- 발행일
- 2015
- 저널명
- 서양고대사연구
- 호
- 40
- 페이지
- 103 ~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