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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의 일본어 시가 문학의 지형도 : 이토 도교(伊藤凍魚)와 그의 하이쿠(俳句)를 중심으로
초록
본고에서는 제국 일본의 식민지이자 러시아와의 접경지대였던 남사할린(가라후토)이라는 특수한 시공간에서 전개된 일본어 시가(詩歌) 문학의 지형도를 그려보고자 하였다. 사할린이란 북위 50도선을 경계로 한 긴장감이 감도는 국경의 땅이자, 일본인, 러시아인, 선주민이 혼재하는 다문화적 접촉지대였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수성은 ‘중앙’ 문단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북방’ 문학의 생태계를 조성하였다. 이에 본고는 기존 ‘외지’ 일본어 문학사에서 타이완, 식민지 ‘조선’, ‘만주’ 지역, 남양군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진 사할린 문학을 시가 장르를 중심으로 재조명함으로써, 근대의 일본어 문학이 북방의 식민지 사할린을 어떻게 문학의 언어로 삼았는지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식민지 문학으로서의 가라후토 문학을 시좌로, 가라후토 문학사와 관련된 선행 연구를 검토하여 사할린 시가 문학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다. 특히 사할린 시가 문학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하이쿠(俳句) 시인 이토 도교(伊藤凍魚)와 그의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사할린 시어와 계어의 특수성을 도출하였다. 1924년 사할린으로 건너간 이후 하이쿠 잡지 빙하어 를 주재하며 가라후토 하이쿠의 구심점이 된 이토 도교의 두 구집 꽃자작(花樺) 과 빙하어 에 나타난 작품 세계는 중앙의 사계절 감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북방의 리얼리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의 하이쿠에서 빈출되는 눈과 얼음, 곰과 빙하어 등의 가라후토 고유의 이미지와 출생지에서 가라후토로 향수의 대상이 바뀌게 되는 고향 인식의 변화, 러시아인 및 아이누를 비롯한 다른 소수민족에 대해 일상을 공유하는 근린으로 포착한 시선은 사할린이라는 식민지 문학의 혼종성을 잘 드러낸다. 이처럼 본고는 사할린을 배경으로 한 일본어 문학, 특히 일본에서 발달한 단시형 정형시가 하이쿠가 가라후토라는 ‘외지’를 어떻게 문학 내에 포섭하고 규율화하는지 실작을 통해 규명함으로써, 사할린 일본어 시가 문학 중 하이쿠 문학의 지형도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키워드
- 제목
- 사할린의 일본어 시가 문학의 지형도 : 이토 도교(伊藤凍魚)와 그의 하이쿠(俳句)를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A Topography of Japanese Poetry in Sakhalin : Focusing on Itō Tōgyo and His Haiku
- 저자
- 엄인경
- 발행일
- 2026-02
- 유형
- Y
- 저널명
- 일본연구
- 호
- 45
- 페이지
- 73 ~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