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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층형 서사와 불확정성 담론─「유년의 뜰」론─
초록
오정희 소설이 서사의 면에서 지닌 특성은 길고 짧은 규모의 단위 서사들이 첩첩이 쌓여 전체 서사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본 논문은 그러한 오정희 소설의 서사적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선형 서사의 상대 개념으로 적층형 서사를 설정했다. 선형 서사는 사건들의 계기적 접속으로 형성되는데 적층형 서사는 그 선형 서사들이 단위 서사로서 쌓여 이루어진 형태이다. 「유년의 뜰」은 오정희 소설 중에서 적층의 정도가 가장 높은 축에 든다. 열 개 정도로 그 윤곽이 파악되는 「유년의 뜰」의 적층형 서사는 성별에 따라 대별된다. 남성층의 서사 주체들은 가부장제의 수행자들인데 그들의 수행은 현실에서 모두 실패한다. 여성층의 서사 주체들은 남성층의 서사 주체들에 맞서 타격을 입힘으로써 그들의 가부장제 수행이 실패하도록 한다. 「유년의 뜰」의 담론은 언술 기능과 지각 기능의 분리된 상태로 수행된다. 그처럼 화자와 초점화자가 분리됨으로써 나타난 결과는 재현과 의미 사이의 괴리이다. 작중의 사태가 초점화자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되는데 반해 그 사태에 내포된 의미가 초점화자의 지적인 수준을 초과할 경우 불가해의 상태로 방치된다. 초점화자의 지각을 따르는 선에서 철저하게 화자의 서술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초점화자의 지각 대상 중 부네는 가장 불가해한 인물이다. 감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을 포기한 채 죽음에 이른 부네는 가부장제에 대한 거부를 가장 순도 높게 체현한 인물로 인정될 만하다. 노랑눈이가 초점화자가 아닌 작중 인물로서 하는 행동은 훔쳐 먹기이다. 노랑눈이의 훔쳐 먹기는 전시 피난민의 궁핍한 사정을 집약하는 효과를 지닌다. 식탐을 해소하는 중에 노랑눈이는 삶과 세상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떠가고 자신의 훔쳐 먹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에 이른다. 불가항력의 식욕 뒤에 숨어 있던 인간적 수치심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결말부에서 노랑눈이는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도 케이크에 온정신이 팔렸던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 그 자기 혐오에서 비롯한 내면의 울림은 자기 인식의 면모를 띤다.
키워드
- 제목
- 적층형 서사와 불확정성 담론─「유년의 뜰」론─
- 제목 (타언어)
- Layered Narrative and Indeterminate Discourse
- 저자
- 강헌국
- 발행일
- 2026-01
- 유형
- Y
- 저널명
- 우리어문연구
- 호
- 84
- 페이지
- 7 ~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