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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가사네(累) 괴담>과 『장홍련전』이 공통적으로 의붓부모 박해형 가정 파탄담이라는 점에 착안한 비교 연구다. 두 작품은 여성 괴담이라는 시각에서도 살펴보았는데,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한일 양국의 여성과 그에 관련된 인식 차이를 살펴보고, 더불어 동아시아에서 공유되는 인식을 조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 일화 전개의 상이함과 시각차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시료게다쓰모노가타리 기키가키』속에는 혈연과 비혈연에 대한 차별 인식보다는 개인의 욕망과 그 달성에 대한 인식이 보다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는 근세기 일본에서는 양자, 사위 등 비혈연인 인물들과 일부 여성의 유산 상속을 통해 사회적 진출이 가능하여 적자가 아닌 인물들의 안위와 욕망 달성이 가능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사회적 환경이었기에 ‘장애, 여성 소외’를 극복하여 개인의 안위와 욕망을 달성하고자 하는 스케(助)와 가사네(累)의 인물 설정이 가능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장화홍련전』의 인물은 비록 악의 표상인 계모나 장쇠라 할지라도 혈연에 대한 애정을 보였고, 배좌수, 강씨 부인, 장화, 홍련은 더욱이 혈연과 비혈연에 대한 차별 인식이 뚜렷하였다. 그러므로 한국의 경우, 사회적으로 혈연에 대한 강한 인식이 존재하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이는 조선 후기 사회가 종법제의 안정화를 통해 보다 혈연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 나갔음과 궤를 같이 한다. 이에 혈연으로 결합된 가족을 떠나 개인이 생존해 나아가기가 쉽지 않은 조선 후기의 현실을 『장화홍련전』또한 암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시료게다쓰모노가타리 기키가키』에는 혈연에 대한 집착보다는 장애인 혹은 여성이라고 할지라도 남성과 동일한 사회의 일원이기를 바라는 자아 인식이 반영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근세 한국보다는 일본이 개인적 자아가 자리잡아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인물의 선악을 떠나 『장화홍련전』과 『시료게다쓰모노가타리 기키가키』의 아버지들은 ‘인정’으로써 그 죗값을 치렀고, 사회적 처벌은 받지 않았다. 요에몬는 명백한 악의 표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치욕’을 경험하는 것으로써, 배좌수는 일시적 흉계에 빠졌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았다. 이렇듯 혈연에 대한 인식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근세기 한일 양국에서 남성은 그 권위를 통해 여성의 경제력을 착취하고, 한편으로 사회적 치욕을 멀리하려 했으며, 결국 그 죗값은 ‘인정’으로써 해소하는 예외적 권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다. 남성들과 달리 ‘사회’ 밖에 있는 장화와 홍련, 가사네는 사회적 질서 확립에 대한 확고한 욕망을 보인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장화와 홍련은 ‘아버지’만은 예외적인 유교적 가정 질서를, 가사네는 소외되는 자가 없는 동등한 사회적 질서를 갈망한다. 이 점을 통해 근세기 한일의 여성에게 ‘사회’의 범주가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다만 ‘사회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욕망이 남성이 아닌 ‘사회’ 밖에 있는 여성 귀신을 통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근세기 한일 여성 괴담은 현실을 뛰어넘은 상상의 영역에서 남성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역할을 수행하여 단순한 오락물 이상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키워드
- 제목
- 근세기 한일 여성 괴담(怪談) 비교 연구 -『장화홍련전(薔花紅蓮伝)』과 가사네(累) 괴담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A comparative study of women ghost story at Korea and Japan in the pre-modern era -through『Changhwa Honryon Jeon(薔花紅蓮伝)』and <Kasane horror story>-
- 저자
- 고영란
- 발행일
- 2012
- 저널명
- 민족문화연구
- 호
- 56
- 페이지
- 37 ~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