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동슬라브 문화권에서의 인쇄의 시작과 그 의의

The Beginning and Meaning of Printing in Early Modern Slavodum

초록

이번 글에서 우리가 주목할 인물은 “러시아 최초의 서적인쇄자”(первый русский книгопечатник)라 불리는 이반 표도로프(Иван Фёдоров; ок.1510~1583)라는 인물이다. ‘동슬라브’라는 한정어를 쓸 수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이반 표도로프의 활동 범위가 동슬라브 전체 권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510년 무렵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그는 20대에 당시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Rzeczpospolita, Речь Посполитая)의 유서깊은 크라쿠프 대학에서 수학했다.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는 상태에서 40이 넘은 나이에 모스크바에서 사제가 되고, 1553년부터 모스크바에서 인쇄일에 투신하게 된다. 이후 1564년 중세 동슬라브 최초의 인쇄본 서적인 <사도>(Апостол) 인쇄에 성공하게 되며 유명세를 얻게 되나, 이내 제자인 표트르 므스티슬라베츠(Петр Мстиславец)와 함께 리투아니아 공국(Великое Литовское княжество)으로 떠나게 되고(1565), 나중에는 지금의 서부 우크라이나의 중심지인 르보프에 정착하게 된다(1572). 이후 르보프에서 우크라이나 최초의 인쇄서적본을 제작하고(1573), 르보프에서는 철자집(Азбука)도 간행한다(1578). 이후, 서부 우크라아니 및 리투아니아에서 동방정교와 로마가톨릭의 합동교회인 우니아트(Униат)의 영향력이 점점 거세지자 그는 키릴 문자로 된 서적 인쇄를 중단하기도 한다. 당시 70을 넘긴 고령에도 불구하고 1583년에는 비엔나까지 여행해 자신이 만든 인쇄 기계를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스트리아 황제에게 선보이기까지 하지만, 르보프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사망, 르보프에 묻히게 되었다. 간략한 소사이지만, 16세기,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하는 중세 동슬라브 통일 국가 형성에 있어, 모스크바로부터 리투아니아, 르보프까지 동슬라브 전역을 대상으로 종교적 문헌의 인쇄와 문맹 퇴치를 위한 철자집 등의 상업적 인쇄에 이르기까지 이반 표도로프가 하지 않은 일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이반 표도로프라는 인물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16세기 중세 동슬라브의 인쇄는 이반 표도로프라는 인물로부터 모두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에 남은 그의 제자들은 모스크바 인쇄국에서 여전히 서적 인쇄에 힘썼으며, 이반 표도로프는 <모스크바–리투아니아 공국–르보프>를 잇는, 일부러 중세 동슬라브를 가장 광역으로 엮으려고 해도 이렇게 행동반경을 짜기는 힘들다 싶을 정도로 그는 중세 동슬라브 자체를 자신의 활동무대로 삼아, ‘인쇄’라는 매체를 통해 매개하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 인쇄국에서의 그의 활동과 남겨진 제자들의 활동을 살펴보며, 이반 표도로프의 역할을 추적하는 이번 연구는 16세기 중세 동슬라브에서의 서적 인쇄의 큰 줄기를 모두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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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세 동슬라브 문화권에서의 인쇄의 시작과 그 의의
제목 (타언어)
The Beginning and Meaning of Printing in Early Modern Slavodum
저자
최정현
발행일
2023-03
저널명
슬라브학보
38
1
페이지
167 ~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