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 李滉의 理自到說에 대한 연구 - 인식 과정에서 마음의 역할을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Theory of li Arriving of its own accord by Toegye Yi Hwang - focused on the role of the heart-mind, in the process of recognizing li -

초록

退溪 李滉(1501~1570)의 理自到說은 理氣心性論에서 理의 역할에 주목했던 그가 말년에 『大學』의 “物格”에 대한 해석과 관련하여 제기한 설이다. 그는 物格을 “사물의 理가 이르다[理到]” 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高峯 奇大升(1527~1572)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理到’보다 더 理의 역할을 강조하는 명제인 “理自到[理가 스스로(저절로) 이르다]”를 제시하였다. 퇴계의 입장 변화에는 格物/物格이라는 物理 인식 과정에서 마음의 역할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格物/物格의 해석에서 朱熹(1130~1200)는 마음과 物理를 인식의 주체와 대상으로 구분하였고, 퇴계도 본래는 마음이 인식 주체로서 대상인 物理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주희에 대해 마음과 理를 둘로 나눈다고 비판했던 王守仁(1472~1528)은 사물을 意之所在라고 규정함으로써 사물을 마음이 지향하는 대상으로 한정하고, 格物을 마음의 理로써 사물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규정함으로써 마음과 理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 마음의 지향이 주어지는 모든 것들이 대상으로서의 사물이 되고, 그러한 사물에 대한 인식과 행위 과정은 마음의 주관성 혹은 독선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에 쉽게 노출된다. 퇴계는 오랜 고심 끝에 理自到說, 즉 내(마음)가 전심전력으로 理를 인식하려고 노력할 때 理가 스스로 마음에 이른다는 설을 제시하게 된다. 마음이 사물과 마주하여 경건한 집중[敬]을 통해 사욕과 주관성 등을 완전히 배제해 내는 순간, 사물의 理가 인식 주체인 마음에 스스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며, 이 때 그 순수한 마음은 질료[氣]의 장애 없이 사물의 理와 직접 대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퇴계가 ‘理自到’ 라고 설명한 그 物格의 순간은 사물 안에 있는 사물의 理가 경건하게 집중된 마음이라는 계기를 통해 그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고, 나아가 이는 마음의 안과 밖에 分殊되어 있다고 여겨지던 각각의 理들이 본래 하나의 리[理一]로서 인식되는 순간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퇴계의 理自到說은 마음과 理를 분리한다는, 주희에 대한 왕수인의 비판을 극복하고, 나아가 왕수인의 주관화 경향성을 넘어선 이론으로서, 유학사의 중요한 성취라고 평가할 수 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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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退溪 李滉의 理自到說에 대한 연구 - 인식 과정에서 마음의 역할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A Study on the Theory of li Arriving of its own accord by Toegye Yi Hwang - focused on the role of the heart-mind, in the process of recognizing li -
저자
김형찬
발행일
2022-12
저널명
퇴계학보
152
페이지
5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