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깡적 워즈워드(A Lacanian Wordsworth): 무의식의 시학을 통한 “낭만주의 이데올로기” 재고찰

Abstract

워즈워드의 조우시에 담긴 정치성 또는 낭만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논의는 신역사주의학파의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텍스트 내에서 “치환”이나 “미화”라는 자연과 인간의 명시적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표면적인 정치성에 대한 논의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졌다. 본 논문은 신역사주의학파의 주장이 조우시에 중심적인 시적 장치로 등장하는 자연과 고통 받고 있는 군상들이라는 이미지가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담론구조의 성격, 그리고 그러한 다른 담론이 무의식적 동일화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독자의 내부에서 일으키는 개별적, 총체적 심리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드러나게 되는 무의식의 정치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완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워즈워드자신이 이미지의 심리적 효과에 대한 라깡적 관점을 취하고 있는 ‘라깡적 워드워드’(A Lacanian Wordsworth)를 먼저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조우시에 '등장'하는 자연과 등장인물 각각의 이미지가 그가 의도한 회화화, 이상화, 숭엄화라는 회화 기법을 통해 라깡이 말하는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의 영역을 차지하게 됨을 설명하고 있다. 세 개의 회화 기법이 고유의 욕망구조를 담은 세 개의 다른 담론구조를 형성하게 되고, 이 세 담론구조 아래 워즈워드는 이미지가 독자의 나르시시즘과 동일화라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그리고 타자 또는 타자성에 대한 전이를 통해 독자의 무의식적 타자로 작용하여 독자의 복합적인 심리적 관계를 구성하도록 의도하고 있음을 이 논문은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자연과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어떠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독자 또는 시적 화자의 내부에서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그런 관계가 어떻게 조우시에서 발견되는 명시적 또는 비명시적 낭만주의 이데올로기(정치성)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워즈워드의 정치성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체제 순응적이라든지, 낭만주의 현실에 대해 회피적, 전복적, 또는 모순적이라는 등으로 그의 시에서 명시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드러낸 정치성을 주장하고 있는 신역사주의 학자들의 단선적 평가와 함께, 그가 동일화라는 심미적 시적 장치를 통해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상호 주체화를 통해 치밀하게 구성한 이미지를 통한 무의식의 정치성을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윤리적”인 면을 넘어서는 “심미적으로 의도한” (Peritz 1999) 정치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 수사학적 역사주의” 접근과 함께 라깡 정신분석학적 관점의 연구를 통해 보완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