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품질과 재무공시품질과의 관계: 감사인의 국제회계기준 도입 자문서비스를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감사품질에 따라 기업들의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이하 ‘IFRS’) 도입에 따른 재무공시품질에 차이가 있는지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회계기준의 변경은 일괄적으로 시행되더라도 거시적 기업환경이나 개별기업이 지닌 특성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규정중심(Rule-based)의 기준체계인 K-GAAP에서 원칙중심(Principle-based)의 기준체계인 K-IFRS로 전환됨에 따라 재무보고 과정에서 허용되는 재량권이 증가하는 바, 보다 광범위한 전문가적 판단이 요구되면서 기업과 감사인의 책임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외부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감사품질이 기업의 공시된 재무정보품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에서는 IFRS 재무공시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사품질로 기업이 동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IFRS관련 자문업무를 받았는지 여부를 이용한다. 2011년 IFRS 의무적용에 따라 최초로 의무공시된 주권상장기업들의 1분기보고서에 대해 금융감독원에서 실시한 ‘IFRS 재무공시사항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1,533개 표본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일감사인으로부터 IFRS 관련 컨설팅을 받는 기업에서 IFRS 재무공시품질이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감사인이 자문컨설팅을 통하여 습득한 감사대상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감사와 전문가적 판단이 용이해짐에 따라 보다 높은 감사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 IFRS 재무공시품질도 향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감사인이 감사대상기업의 규모대비 감사보수를 많이 받고 감사시간을 많이 투입할수록 기업의 IFRS 재무공시품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인의 감사노력 투입 정도는 감사보수와 감사시간에 비례하므로 IFRS 환경에서도 감사인이 많은 노력을 기울일수록 감사품질이 우수하며, 높은 감사품질을 제공받는 기업들이 IFRS에 따른 재무공시품질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는 회계기준의 변경으로 시장참여자들이 다소 혼선을 겪고 있는 시점에 실제로 상장법인들이 IFRS를 의무적용한 이후의 최초 재무보고 정보에 대한 실증 결과를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일괄적으로 도입된 이후 최초의 재무정보는 과도기적 영향이 중요한 만큼 차별적인 정보효과를 가질 수 있어, 강제적으로 적용된 회계기준에 따라 보고된 정보의 공시품질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재무공시품질의 계량화는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이나, 본 연구는 전체 상장기업에 대한 규제기관의 일괄적인 기준에 근거한 점검결과를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강제공시 사항의 재무공시품질에 대한 직접적 측정치를 바탕으로 한다는 장점을 가질 뿐 아니라 선행연구의 미비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다.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회계규범이 급격한 변화를 겪는 시기에 강제공시가 적절히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은 향후 회계감독 방향 설정 및 안정적인 회계기준 정착에도 중요한 지침을 줄 수 있다. 개별 기업수준에서 감사 특성에 따라 IFRS 적용에 따른 재무공시품질에 차별적 영향이 있다는 실증적 증거를 시의적절하게 제시한 본 연구의 결과는 재무공시품질 향상을 위한 기업전략 수립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