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朝鮮에서의 段玉裁 학문에 대한 인식 및s說 『文解字注』 수용 양상

Abstract

본고는 淸代 문자학․음운학․고증학의 대표적인 학자인 段玉裁와 그의 『說文解字注』가 19세기 조선 학계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수용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하였다. 이에 따라, 본론에서는 金正喜를 중심으로 하여 19세기 조선 學人들의 단옥재 학문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이어서 한국 문집 및 경학자료에서 『설문해자주』를 직접 인용하고 활용한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19세기 조선에서 段玉裁의 학문에 대해 가장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평가를 진행했던 인물은 金正喜이다. 그는 단옥재의 학문이 엄격하고 정밀하였으며 음운학에 성과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한편으로 단옥재의 학문이 存古的인 측면에 固滯된 면이 있었다고 하였고 단옥재의 문자 해석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김정희가 단옥재의 학문을 비롯한 淸代 고증학의 학문적 동향을 잘 이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1807년에 집필이 완성되고 1815년 5월에 출판된 段玉裁의 『說文解字注』가 조선에 유입된 시기는 金正喜의 「與李月汀璋煜」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문집과 경학자료를 검토해 보면 『설문해자주』를 직접 인용한 것은 김정희의 「與李月汀璋煜」이 처음으로 여겨진다. 이 글은 1827년 또는 1828년에 쓰여진 것이므로, 단옥재의 『설문해자주』가 조선에 유입된 시기는 1827년 이전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셋째, 19세기 조선의 學人들 중에서 『說文解字注』를 직접 인용한 인물은 金正喜, 許傳, 李裕元, 張之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설문해자주』를 활용하여 글자 해석과 名物 고증 및 경서 구절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였으며, 특히 金正喜는 『설문해자주』에 보이는 段玉裁 注의 내용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넷째, 19세기 조선 학계에서의 段玉裁 학문에 대한 인식 및 『說文解字注』의 수용 양상을 살펴보면, 당시에 『설문해자주』가 크게 유행되지 않았으며 그 영향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선의 학풍이 淸朝와 달리 小學(文字․聲韻․訓詁)을 학문의 중심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 또 조선에서 小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 등의 영향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