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권력과‘욕망인의 분석’ :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 1. 앎의 의지』를 중심으로

Abstract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는 1976년 모두 6권으로 기획되었던 『성의 역사』(Histoire de la sexualité) 중 제1권 『앎의 의지』를 발간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그 전해인 1975년의 『감시와 처벌』에서 다루었던 ‘권력의 미시물리학’(la microphysique du pouvoir) 혹은 ‘권력의 해부학’(l'anatomie du pouvoir)이라는 관점에서 저술된 것으로 근대 이후 섹슈얼리티(la sexualité)의 문제와 권력이 어떻게 결합되었는가의 문제를 다룬 저작이다. 푸코는 자신이 사망하던 해인 1984년에 『성의 역사』 제2권 및 제3권에 해당되는 『쾌락의 활용』과 『자기에의 배려』를 발간하는데, 이 제2권 및 제3권의 내용은 애초 1976년 예고되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과 방법론을 담고 있었다. 그 대략적인 변화는 근대에 있어서의 섹슈얼리티와 권력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던 『앎에의 의지』에 비해, 『쾌락의 활용』과 『자기에의 배려』는 서양 문화의 근간을 이룬 고대 그리스 및 로마 시기의 성과 주체화의 문제, 푸코의 용어로는 ‘자기와 자기의 관계’ 곧 ‘윤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로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푸코의 입장에서 ‘욕망’이란 단어는 정신분석에서 그 단어가 여전히 주요한 개념으로서 사용되고 있는 사실에서 잘 보이는 것처럼 여전히 근본적으로 푸코가 비판하는 프로이트의 억압-해방 가설에 입각해 있는 것, ‘성-욕망’의 담론에 기초한 것이다. 자연적 생물학적 성과 욕망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육체와 쾌락이 문제이다. 욕망이 아니라 쾌락이다. 쾌락은 주어진 한 사회와 시기에서 일정한 진리놀이들과 함께 개인이 스스로를 주체로 구성하는 주체화 과정의 주요 요소인 동시에, 자기의 테크놀로지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이렇게 해서 푸코의 지식의 영역, 권력의 영역을 잇는 제3의 영역 곧 윤리의 영역이 탄생한다. 이 논문은 이들 시기 중 특히 『앎의 의지』에 나타난 서양 근대의 섹슈얼리티와 권력 곧 생명 정치(bio-politique) 혹은 생명 권력(bio-pouvoir)의 상관관계라는 문제에 있어 부각되는 다양한 논점들을 명확히 하고 이를 평가하려는 하나의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