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체 문화사의 구상

Abstract

본고의 주제는 논자가 10여 년 전부터 천착해왔던 연구주제인 ‘상호매체성의 고고학’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다. 대략 선사 시대의 이미지로부터 하이퍼미디어 시대를 관류하는 언어, 문자, 이미지의 기호학적 삼투(semiotic osmosis) 현상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로서, 10여 년이 넘는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으나, 아직 완성시키지 못한 작업이다. 다만, 관련 분야의 작은 성과들을 주로 유럽 학술지에 게재했으며, 특히 연구의 범위가 자연스럽게 매체의 문화적 차원에 대한 비교를 포함하게 되면서, 동아시아의 한자 문자권의 매체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한글의 문자 기호 체계를 상호매체성의 시각에서 새롭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글의 ‘그라마톨로지’에 대한 학문적 구상을 미국과 유럽의 학회에서 소개했으며, 본고의 주된 목적은 이들 선행 연구의 논지를 체계화시키면서 한국 매체 문화사의 전체적 윤곽을 제시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