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소 연속 표현과 어휘틀: 형용사와 동사의 분포와 의미

Abstract

자연언어는 단어의 집합(어휘)과 규칙이 있어서 창조적인 생성이 가능하다는것이 생성문법의 주장이다. 이것은 자연언어의 창조성을 설명하는 적절한 주장이지만 언어에서는 단어와 규칙뿐만 아니라 단어 이상의 단위인 구 혹은 단어연속이 큰 역할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관용구이다. ‘채찍을 가하다’는 글자그대로의 뜻뿐만 아니라 “충고와 격려를 하다”라는 관용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언어 단위는 ‘채찍’과 ‘가하다’가 아니라 ‘채찍을 가하다’ 전체이다. 중요한 언어 단위는 이러한 관용구만이 아니라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형태소의 연속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ㄹ 수 있-’ 같은 연속 표현 또는 구문은 그전체가 가능성을 나타내며 영어의 조동사 ‘can’과 같은 의미와 기능을 가진다. 언어학 제 79 호 (2017. 12. 30: 3-25), 사단법인 한국언어학회* 2017학년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특별연구비에 의하여 수행되었음. ** 고려대학교 언어학과(bmkang@korea.ac.kr) 4 강 범 모그리고 모국어 화자는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연속 표현을 하나의 단위로 받아들이고 사용한다. 여기서 연속 표현은 언어 단위의 연속, 즉 영어의 ‘n-gram’에 해당한다. 보통 영어에서 이 용어를 사용할 때에는 ‘an apple’과 같은 단어 2연속표현(bigram), ‘like an apple’과 같은 단어 3연속 표현(trigram) 등 단어의 연속 표현을 지칭하지만, 한국어와 같이 단어의 형식이 교착적으로 구성되는 언어에서는 단어 연속보다는 형태소 연속이 의미가 있다. 앞의 ‘-ㄹ 수 있-’도 단어의 연속이 아니라 형태소의 연속이다. 형태소의 연속은, ‘-ㄹ 수 있-’에서 보는 것처럼숙어적 성격이 이거나 통사적 구조의 단위일 필요가 없다. 본 연구는 한국어의 형태소 연속을 코퍼스의 통계에 기초하여 살펴보고 그의의를 찾으려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한국어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는 형태소의 4연속 표현(4-gram)의 통계를 살펴본다. 고빈도의 연속 표현을 살피고, ‘-는것이 *’(* = ‘아니, 좋, 바람직하, 중요하, 없, 필요하, 낫, 어떻, 옳, 당연하, 많, 분명하, 싫, 현명하, 마땅하, 가능하, 타당하, 쉽, 불가능하, 틀림없, 크, 다르, 그렇, 이상하’) 같은 어휘틀(lexical frame, Gray & Biber 2013 참조)을 통하여 연속표현 중에 내용어가 나타나는 구성을 깊이 분석한다. 내용어는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를 말하는데 본 논문에서는 용언, 즉 형용사와 동사가 그 분석 대상이다. 분석의 과정은 연속 표현 속의 분포와 관련하여, 단어들 사이의 의미적 거리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