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재艮齋 이덕홍李德弘의 예학禮學 ―역학易學적 사유의 적용을 중심으로

Abstract

간재 이덕홍은 대체로 퇴계 이황의 예학을 충실하게 계승하면서도 ‘음양호근陰陽互根’의 역학적 사유를 적용하여 독자적인 예학의 체계를 구축하였다. 첫째, 이덕홍은 『소학小學』의 실천을 통해 평소 함양된 덕德이 자연스럽게 예禮로 체화되는 구조를 정립했는데, 이는 본체(體)와 작용(用)이 근원적으로 통합되고 동動과 정靜이 유기적으로 상호 순환하는 동정순환動靜循環의 상호순환론을 통해 체계화되었다. 둘째, 이덕홍의 「부부유별도」는 부부유별의 인륜을 하도河圖의 방위(方)와 수리數理를 통해 천지天地 생성生成의 수와 합치시켜 이해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며, 부부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오륜五倫의 인륜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셋째, 이덕홍의 예설은 종법적 질서 속에서 예법의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현실적 인정을 일정한 한계 내에서 허용하며 현실적 시속時俗을 이상적 정례正禮로 점진적으로 교정해가는 점진적 예속화禮俗化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퇴계학파 예학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