耳溪 洪良浩의 燕行錄에 나타난 중국 체험과 그 의미

Abstract

이 논문은 耳溪 洪良浩(1724-1802)의 燕行錄에 나타난 中國 체험과 그 의미를 구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동안 洪良浩의 생애, 문학, 사상, 역사 지리 그리고 淸代 지식인과의 교유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 결과 洪良浩의현실인식, 北學思想, 역사관, 地理認識, 北方領土意識 등에 초점을 맞추어 홍양호의 의식 지향의 제양상들이 구명되었다. 그러나 홍양호와 청대 지식인의 상호 교유를 다루거나 북학사상을 언급하면서 그의 燕行이 일부 다루어지기는 했지만, 연행록 자료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그 의미를 구명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 논문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홍양호의 연행록 저술인 燕遼雜記 와 評批本 형태의 燕雲雜詠 을 새롭게 발굴하여 그의 여타 연행록 저술과 함께 고찰하였다. 청대의 발달된 문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하였던 홍양호의 북학사상은 중국 연행을 통해 심화되었다. 그리고 조정의 실무 관료로서 정조의 신임을 받고 있었던 그는중국 연행에서 돌아온 이후 大司憲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에 북학사상을 정책 수립에 반영할 수 있도록 건의안을 작성해서 올렸다. 홍양호의 연행은 북학사상이 구체적 실천과 정책 수립의 문제로 현실화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 연행의 구체적 실상을 파악하고 그 속에 나타난 홍양호의 의식 지향을 구명하는 것이 긴요한 과제의 하나이다. 이 점에 주목하여 이 논문에서는 홍양호의 대청인식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그의 연행록 자료를 통해 나타난 중국 체험과 그 의미를 집중적으로 고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