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연구와 정신분석학의 접합, 그 가능성과 지점 및 한계들

Abstract

본고는 한국 고전소설 연구와 정신분석학이 생산적으로 접합될 수 있는 가능성 과 지점 및 한계들을 개괄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우선 1절에서는 문학과 정신분석학이 서로에게 매혹되었던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예술적 승화’와 ‘이론 화’라는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긴 하지만, 문학과 정신분석학은 무의식이라는 동일한 대상을 중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본원적인 친화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 2절에 서는 프로이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정신분석학적 문학 연구의 몇 영역과 성과 및 한계 등을 검토했다. 이는 문학 연구와 정신분석학의 접합 가능성 및 지점들의 윤곽을 그려보기 위한 예비작업으로서, 프로이트는 이미 성숙한 정신분석학적 문학 연구의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3절에서는 고전소설 연구와 정신분석학의 접합 가능성과 지점들을 다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눠 검토해 보았다. 우선 고전소설 작가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연구에서 는 김시습에 대한 작가 연구를 예로 들면서 역사적 주체의 행위 이면에 잠재된 무의식적 논리를 주목하는 정신분석학적 해석학의 가능성을 검토했다. 다음으로 고전소설의 인물 및 모티프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연구에서는 심청이라는 인물에 대한 류인균의 분석을 예로 삼아 정신분석학적 인물 연구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검토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오이 디푸스 콤플렉스의 역사성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적절한 대상으로 가족 로망스라는 모티프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고전소설의 형식 및 향유방식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의미론적 차원의 형식에 주목해왔 던 기존 연구에 비해 정신분석학은 고전소설의 창작과 향유 과정에서 작동하는 미시적인 형식, 곧 화용론적 차원에서 작동하는 형식을 포착할 수 있는 해석학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가정․가문소설 같은 중장편의 국문소설을 애독했던 여성 독자층 의 향유의 논리를 재구성하면서 이 작품들의 강렬한 도덕적 지향이 독자들의 나르시시즘적 욕망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설명해보고자 했다. 이상의 소략한 논의를 통해 고전소설에 대한 정신분석학의 해석학적 가능성의 일단이나마 제시할 수 있었다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