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임차권 상실과 손실보상: 재산권이론의 관점에서 - 헌재 2014. 1. 28. 2011헌바363 및 2020. 4. 23. 2018헌가17 결정에 대한 평석을 겸하여 -

Abstract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 임차인들은 주거 혹은 영업의 터전을 잃게 된다. 이때 재개발의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주거이전비의 보상, 영업손실 보상 등이 주어지는 반면, 재건축의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의 핵심 원인조항은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구법 제49조 제6항)인데, 이에 의하면 재건축 세입자는 아무런 보상 없이 임차목적물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이 임차권을 정지시킬 뿐 박탈하는 것이 아니므로 재산권을 ‘수용’(헌법 제23조 제3항)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제한(헌법 제23조 제1·2항)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재건축 세입자에게 아무런 보상조치를 하지 않고 사적 자치라는 해결방식을 택한 입법자의 판단이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비례성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 글은 이 문제를 헌법 제23조 제3항, 즉 공용수용(公用收用)의 영역으로 볼 가능성은 없는지, ‘수용’(혹은 ‘제한’)에 해당한다면 ‘정당한 보상’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하고 그 헌법적 근거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관하여 시론(試論)을 전개해 본 것이다. 시론의 결론은, 재건축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와 같은 생활보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임차권을 박탈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그 논리적 경로는,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은 임차권을 박탈하고 있고, 이는 헌법 제23조 제3항의 ‘수용’(혹은 ‘제한’)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23조 제3항 및 제34에 근거하여 생활보상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생활보상의 내용, 정도에 관하여는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지만, 도시정비법은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위헌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