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생애를 통한 주거의 의미에 관한 이해- 부천 역곡 고택 가옥주의 생애사 연구를 중심으로 -

Abstract

본 연구는 한국전쟁과 일제 강점기를 경험하면서 80년동안 살아왔던 고택을 원하지 않는 개발로부터 지키고자 노력 중인 개인의 구술생애사(Oral life history)를 통해 주거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시도한 연구이다. 본 연구의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만델바움 (D.G. Mandelbaum)이 제안한 생애사 분석틀 즉, 삶의 영역(dimensions), 전환점(turnings), 적응(adaptation)을 적용하여 해석하였다. 삶의 영역에서는 가옥주에게 집은‘영원히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근원적 의미인 주거공간이자. 가옥주의 정체성과 가문의 정체성이 동일시되는 의미를 가진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전환점에서는 그의 생애 분석에서 집을 지키기 위해 인식과 역할을 전환하게 된 계기가 두 차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계기는 가족구성원들로부터‘재산 분배’에서 배제 경험을 통해 선친(先親)과 함께 조부(祖父)에게 금전을 지불하고 고택과 농지를 사들이면서 스스로 집안 종손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두 번째 계기는 국가의 도시개발 압력으로 인해 ‘사적 자산’으로 인식해온 주거공간을‘공적 자산’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역할의 정체성을 확장하게 된다. 마지막, 적응에서는 현재의 가옥주의 삶의 태도와 역할을 통해 주거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였다. 현재 가옥주의 주거에 대한 인식과 행동은 예전의 경험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시민들과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며 주거공간의 보존의 가치를 알리는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가옥주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거공간을 ‘본래의 뿌리’로 표현한다. 6·25전쟁과 일제강점기를 겪었고, 재산 분배의 불공정으로 가족 구성원간 갈등을 겪었지만 가족구성원들과 가옥주는 계속 집을 지키며 살아왔다. 이것은 가옥주와 가족 구성원간에‘집’은 가문과 가족의 영속을 위한 매개체라는 인식이 내재해 있고,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것이자, 모든 것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집의 의미는 일반적인‘경제적 자산’의 인식이 이외에, 개인이 살아온 삶의 경험과 방식, 욕구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