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魯迅)과 근대 중국 그래픽디자인 속 소비에트 러시아의 영향

Abstract

근대 중국의 그래픽디자인이 소비에트 러시아의 영향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루쉰의 역할은 컸다. 루쉰과 그 주변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이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남긴 그래픽디자인에서 소비에트 러시아로부터의 영향은 초기에는 주로 일본을 경유한 수용이 이루어졌고, 1930년대에는 러시아와의 직접 접촉도 있었다. 루쉰의 그래픽디자인은 다양한 경향을 보였으며, 시기적으로 미묘한 변화를 나타내었다. 전통적인 시각이미지인 화상석의 그림을 활용하거나 일본의 간바라 다이의 그래픽디자인을 전재한 벽하역총 , 피스카레프의 판화를 그대로 표지 디자인에 활용한 철의 흐름 과 같은 초기의 예들은 모방의 경향이 강했으나 러시아혁명의 과정에서 판화가 수행한 선전매체로서의 기능을 재발견하고 판화를 그래픽디자인에 활용하였다. 안넨코프와 같은 러시아의 판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되는 문예연구 의 경우 모방에서 탈피하여 한발 진보하는 변화를 보였고, 타이포그라피에서도 실험적인 태도를 보였다. 루쉰 주변의 젊은 그래픽디자이너들은 소비에트 러시아의 그래픽디자인을 수용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타오위안칭의 방황 은 러시아 마슈틴과 같은 미래파 판화가의 영향을 보였고, 첸쥔타오는 러시아 구성주의 그래픽디자이너 로드첸코의 영향을 보여주는 문학주간 , 신시전신사10주년특간 등을 통해 긴장감이 느껴지는 긴밀한 구성에 시각적인 임팩트가 강한 그래픽디자인의 예를 보여주었다. 특히 신시전신사10주년특간 의 경우는 붉은색과 검은색의 조합이 주는 강렬한 임팩트를 바탕으로 좌우비대칭의 균형과 같은 로드첸코의 그래픽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조형원리를 활용하고 한자 폰트를 활용한 타이포그라피를 추상회화 수준으로 끌어올려 높은 조형적인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한자문화권의 정체성을 전제로 한 대담한 시도는 근대 동아시아 그래픽디자인의 중요한 성과라고 할 만하다. 천즈포의 경우도 현대학생 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대각선의 화면구성이나 피라미드와 유사한 모티프 등 러시아 구성주의를 수용한 일본 그래픽디자인의 영향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