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사르의 상상력 개념과 시인의 역할에 대한 고찰

Abstract

밤과 잠 그리고 꿈을 시의 소재로 자주 사용한 롱사르의 상상력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측면에서 상상력을 ‘오류의 여왕’으로 여기는 전통적 관점과 인간의 생각에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는 정신의 한 기능으로 간주하는 견해가 그에게서 발견된다. 분명 그는 실제와는 무관한 거짓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의 희생자로 자신을 묘사하지만, 동시에 속임수로 가득한 상상력이 초래하는 불행에서 진실에 대한 매우 높은 의미를 전달하는 시인의 역할을 포착해낸다. 가볍고 역동적이며 자유로운 상상력의 속성은 사물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낯선 것들의 이미지를 뒤섞으면서 현실이 수용하지 못하는 화합과 조화의 가능성을 시인에게 마련해준다. 상상력의 허구성은 현실에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면서 정신과 물질의 상호소통의 계기를 열어 보이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롱사르가 밤과 잠 그리고 꿈의 소재를 적극적으로 찾는다면, 그것은 ‘무질서속의 조화(discordia concors)’를 유지하는 우주의 비밀스런 진실을 ‘엿보기’ 위해서이다. 그에게서 상상력은 시인의 특별하고도 창조적인 행위를 재촉하는 예외적이고 탁월한 동인으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