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의 성장과 모색: 2013~2014년 영국사 연구동향

Abstract

2013년에서 2014년 2년 동안 영국사 분야에서는 8권의 단행본과 98편의 논문이 출간되었다. 2007년 이래 한국 영국사 분야에서는 2년 간 약 90여 편이라는 상당한 양의 논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이는 양적인 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 영국사 연구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유럽사가 더 이상 ‘보편사’일 수 없듯이, 영국사 역시 근대화의 선두주자로서 ‘보편’의 역사가 아니라 유럽의 한 지방의 역사가 되었다. 근대성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면서 오히려 영국사 연구는 더욱 흥미진진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영국사 분야 연구는 평년 수준의 양적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안정 속의 성장’을 보였다고 전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 경향이라고 불렸던 분야들은 이제 주제별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실증연구를 통해 영국사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분야인 정치사, 사회사, 문화사, 젠더사, 제국사 등에 트랜스내셔널사, 이주사, 인종주의 역사 연구가 더해지면 한국 영국사학은 깊이를 더해갈 것은 물론 한국 혹은 동아시아에서 발신하는 영국사학이라는 정체성을 형성해갈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영국사학회는 한일간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의 시각에서 보는 영국사상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세계 속의 한국적 시각 혹은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보는 영국사 연구라는 정체성 형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영국사학계가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 현실의 문제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학문 후속세대의 안정적 재생산이 그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영국사로 박사학위를 하고 학계에 진입하는 후속세대의 숫자가 프랑스사, 미국사, 러시아사에 비해 현저히 적어졌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들의 해결 여부에 따라서는 지난 십여 년간 확보된 안정적인 영국사 연구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