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개정안(노란봉투법)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검토

Betrachtung über Verfassungswidrigkeit des Gesetzesentwurfs zur Änderung des Gewerkschaftsgesetzes (Gelber-Umschlag-Gesetzes)

초록

대한민국의 노사갈등은 독재정권 당시의 정경유착과 결부되었던 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노사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의 원인이 되면서 민주화 이후에도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이 결합하여 전개되면서, 양자를 동일시하는 경향도 있었고, 독재 정권 하의 정경유착 속에서 근로자들은 선량한 피해자들로, 기업들은 정권과 유착되어 있는 악한 집단으로 인식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37년이 지났고,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사의 공동 노력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노사관계를 민주화 이전의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른바 선진적 노사관계, 협력적 노사관계의 필요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강성 노조의 영향력 하에 노사관계를 여전히 갈등과 대립, 나아가 충돌과 승패의 문제로 보는 시각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노사의 관계를 마치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을 벌이는 적대적 공생관계로 보는 시각이 이를 더욱 부추긴 점도 있다. 그로 인하여 노사 간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하는 일이 드물지 않고, 그 결과는 기업의 큰 손실과 이를 발생시킨 노조 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른바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함) 개정안이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하여 노조법을 개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주된 내용은 근로자 및 사용자의 범위 확대, 불법 쟁의행위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의 면제 등이었다. 이러한 노조법개정안은 기존의 노동법 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헌법상 규정된 근로삼권의 본질과도 부합하지 않는 위헌적인 개정안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기존의 노조법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도 아니고, 개정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난 2024. 8. 5.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노조법개정안은 점진적인 개선이 아니라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오히려 국민적 공감대를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재산권, 영업의 자유, 평등권 등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유발하는 등 위헌적 내용을 다수 담고 있다. 첫째, 근로삼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근로자 및 사용자의 범위를 일부 확대할 수는 있으나, 노조법개정안에서 사용자의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한 것이나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이며, 그 풍선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변화로서, 득(得)보다 실(失)이 훨씬 클 것이다. 둘째, 노조법개정안에서 쟁의행위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으로 확대한 것도 이익분쟁이냐 권리분쟁이냐의 논란에 휩쓸려 정작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쟁의대상을 확대하게 되면, 사용자가 결정할 수 없는 사항에 관한 정치파업이나 사용자의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노사간의 대립으로 인한 쟁의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될 우려가 크며, 이는 헌법상 보장된 근로삼권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다. 셋째, 더욱이 정당한 교섭행위와 쟁의행위 이외에 “그밖의 노조활동”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제한함으로써, 노조가 주도하기만 하면 불법파업, 심지어 폭력·파괴행위에 대해서까지 손해배상을 면책하여 불법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사용자의 재산권 등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하는 위헌적인 것이다. 넷째, 이렇게 해도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되지 않는 불법행위, 즉 노조의 지휘에서 벗어난 불법파업이나 일탈행위로 자행된 폭력·파괴행위 등에 대해서도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부진정연대책임을 배제하고 책임을 개별화하는 것은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사실상 형해화하는 것이며, 헌법상 보장된 근로삼권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이다. 사용자가 근로자 수인이 자행한 폭력·파괴행위 등 공동불법행위에 대해 누가 얼마만큼 손해에 기여했는지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조법개정안에 대다수 국민들은 공감하기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법개정안을 강행하는 것은 일부 근로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더라도 국민 전체의 지지를 얻는 것에는 역효과일 것이다. 이제는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협력적 노사관계로 발전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확산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법자가 노사의 법적 균형을 확보하고, 합리적인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노동자의 편에 서서 편향된 시각으로 노조법개정안을 되풀이하여 발의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리 그 의도가 선량한 것이라 하더라도 결과가 나쁘면 실패한 법률, 나쁜 법률이 된다. 국회는 이제라도 노조법개정안의 문제점을 바로 보고, 개선하려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키워드

Gelber-Umschlag-Gesetz; Gesetz über Gewerkschaften und Arbeitsbeziehungen; Koalitionsfreiheit; Arbeitskampfrecht; gemeinschaftliche unerlaubte Handlung; Unechte Gesamtschuld; 노란봉투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근로삼권; 단체행동권; 공동불법행위; 부진정연대책임
제목
노조법개정안(노란봉투법)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검토
제목 (타언어)
Betrachtung über Verfassungswidrigkeit des Gesetzesentwurfs zur Änderung des Gewerkschaftsgesetzes (Gelber-Umschlag-Gesetzes)
저자
차진아
발행일
2024-08
저널명
강원법학
권
76
페이지
127 ~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