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로 인한 법정손해배상- 개정 저작권법 제125조의 2에 대한 검토 -

Abstract

이 글은 개정 저작권법이 한ㆍ미 FTA의 반영을 위해 제125조의 2로 도입한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다룬다. 개정 저작권법의 법정손해배상 제도는 손해의 보전 외에 징벌적 요소가 강한 미국식과, 실 손해 배상을 원칙으로 하면서 손해의 입증완화를 추구하는 중국식의 혼합형에 속한다. 법정손해배상 제도가 우리 불법행위법 체계에 맞지 않고, 저작권법 제126조에 이미 법관의 재량에 의한 손해액 인정제도가 존재한다는 등의 이유로 법정손해배상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이 기왕 도입된 위 제도를 능동적, 합리적으로 운용하면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권자를 한층 두텁게 보호하고 잠재적 침해에 대한 일반예방 효과를 도모할 수 있으며, 다중용도 기술에 의한 간접침해 문제의 해결에 추가 수단을 얻는 등 유력한 ‘정책 레버’로 활용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법정손해배상이 지적재산권 침해에 유용한 구제책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대륙법계 국가로서 법정손해배상제도에 친하지 않은 EU, 일본 등도 최근 그 도입을 옵션으로서 강제하는 불법복제 방지협약(Anti-Counterfeiting Trade Agreement)에 가입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종래 우리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른 손해액 인정에 관하여 다소 소극적 태도를 취해 온 것으로 분석되지만, 법정손해배상 제도에는 이보다 한층 능동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법정손해배상 제도는 여러 부작용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징벌적 배상제도를 운용해 온 국가에서의 경험과 비판적 논의를 주의 깊게 참고함이 바람직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환경에서 IT기반 기술로 인해 침해가 유발되지만 그 기술이 동시에 비침해적으로도 유용한 잠재력을 가진 경우, 저작권 침해의 측면만 중시하여 이를 섣불리 좌절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논의이다. 그 밖에도 우리 저작권법 제125조의 2에는 미국 저작권법 제504조를 무분별하게 추수(追隨)한 요소도 발견되는 바, 향후 법의 해석ㆍ적용과정에서 우리 현실과 제도에 부합하도록 주의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